- 페르시아의 서예 나스탈리크نَسْتَعْلِیق

가끔 아랍 예술을 보면 글씨를 휘갈겨 쓴 예술이 있죠. 그 예술은 한자문화권에서 한자로 서예를 한 것처럼 아랍 문자 혹은 페르시아 문자로 서예를 한거에요. 여러분께서 보신 이슬람 서예의 대부분은 아마 나스탈리크نَسْتَعْلِیق일 겁니다. 나스탈리크نَسْتَعْلِیق체는 나스크النسخ체와 탈리크تعلیق체가 합쳐져 만들어진 서예로 불꽃에 녹아 흘러내리는 듯한 서예라고 하네요.

이 서예는 14세기 페르시아가 티무르 제국이던 시절 마르 알리 타브리즈가 발명한 서예로 글자를 가로로 길게 늘리고 세로 폭을 과감히 줄여 아랍 문자 혹은 페르시아 문자의 특징을 극대화한 서예에요. 그래서 얼핏 보면 그림 같기도 하죠. 덕분에 나스탈리크نَسْتَعْلِیق체는 등장하자마자 페르시아와 아랍 세계에 큰 사랑을 받았어요. 단순한 글이 아닌 예술 그 자체로 승화하기 매우 좋았거든요.
- 이슬람 예술이 된 나스탈리크نستعلیق

특히 이슬람 경전 쿠란القرآن에 따라 우상숭배를 강하게 금지하는 순나سنة 종파는 사람이나 동물을 그림으로 그릴 수 없었기에 그릴 수 있는 건 식물과 글씨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초창기에는 식물 덩굴이나 꽃을 형상화한 미술을 많이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글씨를 그림처럼 표현하며 서예가 발달했죠. 그러다 나스탈리크نَسْتَعْلِیق체가 등장했고 나스탈리크نَسْتَعْلِیق체는 이내 이슬람 미술의 주요 부분을 차지했어요.

페르시아나 튀르키예 등 예술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는 이런 식으로 나스탈리크 문체로 동물이나 사람 들을 형상화하는 서예 기법도 발달했어요. 특히 페르시아는 쉬아الشيعة가 주류 종교가 된 이후 나스탈리크نَسْتَعْلِیق가 널리 사용되었답니다. 나스탈리크نَسْتَعْلِیق의 본고장이기도 했고, 쉬아الشيعة는 마흐디ٱلْمَهْدِيّ(히브리어: 메시아, 마시하מָשִׁיחַ)로 여겨지는 이맘إمام 등을 그리는 것이 허용되는 등 순나سنة보다 비교적 우상숭배에 관대했거든요.
- 나스탈리크نستعلیق를 정식 문체로 사용하는 우르두 문자اردو حروفِ تہجی

나중에는 아예 나스탈리크نستعلیق를 공식 필체로 지정한 문자도 등장해요. 우르두어اُردو를 표기하는 우르두 문자اردو حروفِ تہجی가 그 문자에요. 우르두어اُردو는 인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사실 인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언어인 힌두어와 동일해요. 진짜로 똑같습니다. 차이점은 말을 어떤 문자로 표기하느냐 뿐이에요. 힌두어는 인도에서 기원한 문자인 데바나가리 문자देवनागरी로 표기하는 언어로 힌두교 신자들이 이용하는 언어이고, 우르두어اُردو는 페르시아의 나스탈리크 문체نستعلیق를 가진 아랍 문자로 표기하는 언어로 인도 내 이슬람 신자들이 사용하는 언어에요. 즉 인도 내에서 같은 말인데 종교가 달라 표기하는 문자가 달라지는 것이죠.

여튼 이런 우르드 문자اردو حروفِ تہجی는 다른 이슬람 국가에서는 예술적 용도로만 사용하는 나스탈리크 문체نستعلیق를 정식 문체로 사용해서 다른 이슬람 문자와 조금 달라보일 수 있어요. 이란 사람이나 아랍 사람들도 우르두 문자اردو حروفِ تہجی를 보고 신기해하더라고요.
- 나스탈리크نستعلیق 예술

이슬람에서 예술이 가장 많이 적용되는 분야는 두가지에요. 쿠란القرآن 경전과 건축물이죠. 쿠란القرآن 경전을 펼쳐보면 한 페이지에 글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럴 만도 한게 쿠란القرآن은 이슬람 경전이지만 동시에 시詩이거든요. 그래서 경전이 하나의 시편인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문장 길이도 짧고 운율이 강조되요. 이는 쓰는 입장에서 한 편의 시를 쓰기만 하면 되니 나스탈리크نستعالقر로 쿠란القرآن 한 구절을 아름답게 문체로 꾸미고 주변도 꾸며주지요. 물론 쿠란القرآن 구절 중 일부는 글이 서술식으로 되어있어 그냥 빽빽하게 적기도 하고 쿠란القرآن 을 어떻게 옮겨 적느냐에 따라 보이는 페이지에 글만 있을 수도 있지만, 예술성이 강조된 쿠란القرآن 경전에는 이렇게 나스탈리크نستعالقر체와 주변 장식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요.

그리고 건축물에도 나스탈리크نستعالقر로 꾸민 것을 볼 수 있어요. 이건 이란과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튀르키예(오스만 제국 건축물) 등 페르시아 영향력이 강한 건축물에서 많이 보입니다. 에메랄드 빛과 파란 빛으로 꾸며진 이란, 우즈베키스탄 건축물에서 특히 더 많이 보이죠.

그만큼 나스탈리크نستعالقر는 페르시아를 중심으로 이슬람 예술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문체입니다. 이란,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아제르바이잔, 튀르키예 등 페르시아 문화가 강하게 스며든 곳에서 나스탈리크نستعالقر는 주요 예술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나 인도네시아 등 페르시아 문화권이 아닌 나라에서도 나스탈리크نستعالقر를 가끔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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