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에 즐기는 바베큐
더운 여름입니다. 이런 여름에는 괜히 시원한 강가나 산 같이 신선한 자연바람을 맡을 수 있는 곳에 가고 싶어집니다. 요새는 그런 장소에 꼭 캠핑장이나 글램핑장이 있죠. 그래서 캠핑장이나 글램핑장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집니다. 캠핑장과 글램핑장에 가면 꼭 해야 하는 것이 있죠? 그렇습니다, 바베큐입니다. 고기와 버섯, 과일 등을 한때 버무려 직화로 싹 구워먹는 바베큐는 여름밤 모두와 함께하는 훌륭한 만찬입니다. 아, 물론 실내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맡으며 문명 한가운데에서 우아하게 즐기는 바베큐도 좋죠.
여튼 바베큐는 비건이 아니라면 거의 모두가 좋아할 음식입니다. 그리고 바베큐를 잘 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텍사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소를 방목해 키우는 나라들입니다. 오늘은 이 중 남아메리카의 소와 바베큐의 천국 아르헨티나의 바베큐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영연방 외 국가의 바베큐라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다른 매력의 바베큐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죠.
- 아르헨티나의 문화를 담은 아사도Asado
적당히 서늘한 기후와 드넓은 평야 덕에 광활한 초원이 형성된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파라과이, 칠레 일부는 말을 타고 다니는 가우초들이 소들을 방목해 키우는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특히 아르헨티나 동부의 거대한 팜파스 지형은 가우초들이 뛰어다니고 소들이 여유롭게 생활하는 소들의 천국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소와 함께 생활하는 가우초들은 소를 도축한 뒤 신선한 소고기를 이웃들과 나눠 먹는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이 문화 전체를 아사도Asado라고 부릅니다. 아사도Asado는 매주 일요일이나 좋은 날, 기념할 만한 날에 가족과 이웃, 동료 등 좋은 사람들과 함께 숯불에 소고기를 통으로 구워먹는 문화입니다.
아사도Asado는 보통 통송아지고기나 소고기를 크게 토막낸 부위를 꼬챙이에 매달아 땅에 꽂은 뒤 숯불로 구워먹는 가우초 방식, 집에서 화로에 숯불을 깔고 석쇠에 소고기와 소 내장을 올려놓고 구워먹는 방식 두가지로 나뉩니다. 고기를 꼬챙이에 끼운 뒤 굽는 방식은 주로 야외 목초지 한가운데에서 하는 방식으로 내리 5시간 이상을 구워먹는 대단한 정성이 필요한 요리입니다. 또한 적절한 불조절과 고기 방향 조절 등 신경써야 할 것이 많아 난이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실내에서 석쇠로 굽는 방식도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이 방식은 쉽고 편한 편입니다. 석쇠 밑으로 숯불을 고르게 섞은 뒤 은흔한 훈연으로 소고기와 소내장, 각종 기타 과일들을 함께 굽는 방식입니다. 미국 텍사스의 바베큐와 유사한 요리법이죠.
- 아사도Asado를 즐기는 법
아사도Asado는 보통 소고기를 이용하지만 사람이 많으면 소고기에 닭고기와 염소고기, 양고기, 돼지고기를 추가하기도 한답니다. 닭고기는 그냥 통닭으로 굽거나 닭가슴살을 돌돌 말아 굽는 빰쁠로나Pamplona로 즐기며 염소고기는 치비또Chivito, 양고기는 레차소 아사도Lechazo asado, 돼지고기는 꼬치닐로 아사도Cochinillo asado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역시 메인은 소고기입니다. 소고기 모든 부위를 즐기지만 아르헨티나인들이 선호하는 소고기 부위는 갈비, 플랭크(치맛살 부위), 우둔살, 송아지라면 스위트 브레드 부위를 선호합니다. 그리고 내장도 곱창, 막창, 대창을 즐기며 돼지 내장으로 만든 초리소Chorizo도 곁들이죠. 거기에 각종 구운 과일과 아르헨티나식 바게트 빵(빤 펠리뻬)도 함께 먹습니다.
여기에 젖소에서 나온 신선한 우유로 만든 치즈 쁘로볼레따Provoleta도 통체로 구워 극강의 꾸덕함과 헤비함을 자랑하는 곁들임 요리를 함께 즐깁니다. 꾸덕 쫀쫀한 치즈와 아르헨티나산 적포도주를 함께 곁들여 최고의 사이드 디쉬가 탄생하는 것이죠.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이렇게 아주 기름지고 헤비한 식사를 합니다. 때문에 아무리 많이 먹었다지만 저 음식을 계속 목으로 넘기기는 현지인들도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지혜롭게 채소를 이용해 입안을 상큼하게 활기를 불어넣는 법을 찾았습니다. 콩과 계란, 양파, 오이 등의 재료를 섞어 만든 엔살라다 루사Ensalada rusa라는 러시아에서 유래한 샐러드를 식전으로 즐기며 아사도Asado를 즐길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고기를 먹을 때 오레가노, 고추, 파슬리를 빻아 적포도주 식초에 담가 만든 치미추리 소스Chimichurri를 고기에 곁들여 느끼함을 잡아주고 상큼함을 살려 입안으로 술술 잘 들어가게 도와줍니다.
또한 아사도Asado에는 역시 아르헨티나 서부 고산지대에서 잘 자란 포도로 만든 적포도주가 빠질 수 없습니다. 육향이 확 살아있어 부드럽게 뜯어먹는 즐거운 식감을 제공하는 소고기와 부드럽고 시원상큼한 적포도주는 서로의 단점을 잘 보완하며 막힘없이 소고기가 넘어가게 해주는 환성의 조합입니다. 그래서 성인이라면 아사도에 적포도주를 꼭 마십니다. 어린이라면 적포도주 대신 포도주스나 레몬주스 등을 곁들이죠.
- 길거리에서 만나는 빵 안의 아사도Asado, 초리빤Choripán
아사도Asado는 몇시간을 정성들여 굽는 요리이기 때문에 매일 해먹기는 아르헨티나 현지인들도 부담스러워합니다. 대신에 잘 구운 소고기를 빤 뻴리뻬 빵 안에 넣어 먹는 초리빤Choripán이 발달했습니다. 초리빤Choripán은 보통 초리소Chorizo나 얇은 햄을 빵 사이에 끼워 치미추리 소스Chimichurri를 얹어 먹는 음식으로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서민음식이자 길거리음식입니다. 맥주와 초리빤Choripán 하나면 한끼는 뚝딱이죠.
- 한국에서 만나는 아사도Asado
불행히도 한국은 아르헨티나 소고기를 수입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한국인 입맛에는 아르헨티나 소고기가 별로 맛있는 편이 아니라고 한답니다. 하지만 감히 존엄한 소고기에 무엄하게시리 맛이 어쩌고 저쩌고 평가할 때가 어디있습니까? 한국에도 어서 빨리 아사도Asado라는 선진문화가 수입되야 합니다.
-화사랑아사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2동]
https://m.place.naver.com/restaurant/32287256/location?entry=plt&filter=location&selected_place_id=32287256
다행히 한국에 아사도Asado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2동에 위치한 화사랑 아사도입니다. 은혜롭게도 1호선 의정부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있습니다. 덕분에 차가 없어도 갈 수 있으며 운전할 필요 없이 아사도와 적포도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에치세로소스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8길]
https://map.naver.com/p/entry/place/1690964565?c=15.00,0,0,0,dh
서울역과 4호선 회현역 인근에 있는 에치세로소스는 특이하게 소스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입니다. 에치세로소스에서 아사도Asado의 생명 치미추리Chimichurri를 구매할 수 있어요. 온라인으로도 판매합니다. 그리고 직접 방문하면 치미추리Chimichurri로 세례받은 아사도Asado를 즐길 수 있답니다.
-오스테리아 에덴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52길]
https://map.naver.com/p/entry/place/1073371702?c=15.00,0,0,0,dh
압구정로데오역 3번 출구에서 조금 걸어가면 있는 오스테리아 에덴은 청담거리에 있는 곳답게 고급스러운 코스 요리를 대접하는 식당입니다. 그리고 이 곳의 스테이크는 모두 아사도Asado 방식으로 구워졌다고 하네요. 근사한 식사를 즐기기 좋은 곳입니다.
-화야 [서울특별시 서초구 마방로6길]
https://map.naver.com/p/entry/place/1400457849?c=15.00,0,0,0,dh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2번 출구에서 조금 걸어가면 있는 화야는 한우로 아사도를 만들어 오마카세로 제공하는 전문 음식점입니다. 고급스러운 맛으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니 특별히 좋은 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아사도 만찬을 즐기기 좋은 식당이죠.
-아사도 [강원도 춘천시 영서로]
https://map.naver.com/p/entry/place/1929354462?c=15.00,0,0,0,dh
경춘선 춘천역에서 2번 출구 인근에 있는 아사도는 레고랜드로 가는 춘천대교 바로 앞에 있는 식당입니다. 특이하게 이 곳은 소고기는 아니고 춘천의 명물 닭갈비를 아사도로 구워 준다고 해요. 닭을 펴 골고루 구워준다고 합니다. 북한강 바로 앞에서 닭갈비 아사도를 즐기는 맛도 있네요.
-고기백과 [대구광역시 수성구]
https://m.place.naver.com/restaurant/1056444764/home
아르헨티나처럼 아르헨티나 소고기로 요리하는 경우는 아니지만 아사도 굽기를 도입해 삼겹살을 굽는 곳도 있습니다. 대구광역시 수성구에 있는 고기백과라는 곳으로 이곳 역시 대구 2호선 대구은행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자비를 선사합니다. 소고기보다 돼지고기가 더 좋다하면 돼지고기 버전 아사도를 즐기로 고기백과에 방문해도 좋겠네요. 진정 아르헨티나와 한국의 퓨전입니다.
-청풍이야기 [전라남도 장흥군 장평면]
https://map.naver.com/p/entry/place/1758719168?c=15.00,0,0,0,dh
JNJ 골프 리조트 인근 장평면에 있는 청풍이야기는 돼지고기 주물럭, 육개장, 갈비탕, 비빔밥을 하는 평범한 한식당이지만 독특하게도 아사도&초리소가 있습니다. 이 곳의 아사도&초리소는 요리하는데 시간이 걸려 반드시 예약을 하고 방문해야 한다고 합니다.
-자신이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https://map.naver.com/p/entry/place/1210456651?c=15.00,0,0,0,dh
애월항을 바라보는 자신이쏘는 소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고깃집입니다. 메뉴에 갈비탕과 육회 등 소고기 한식이 있죠. 그리고 아르헨티나 방식을 도입한 아사도도 있습니다. 대신 아사도는 7시간을 굽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해야 한다고 해요. 제주도에서 시원한 애월항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아사도를 함께한다면 참 좋은 식사가 되겠네요.
-오래된 구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https://map.naver.com/p/entry/place/1423425181?c=15.00,0,0,0,dh
오래된 구름은 한국에 몇 안되는 남아메리카 음식 전문점입니다. 멕시코, 페루, 아르헨티나의 전통 음식을 파는 식당으로 현지식을 파는 곳입니다. 아마 한국에 이 정도로 남아메리카 음식을 제대로 접할 수 있는 곳은 없을 겁니다. 여튼 오래된 구름은 아르헨티나 현지 음식을 파는 곳이며 당연히 아사도Asado도 현지 식에 맞춰 제공합니다. 한국에서 진짜 아사도Asado를 먹어보고 싶다하면 오래된 구름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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