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나사렛에서 등장해 기적과 주님의 음성을 전파하고 다닌 예수 그리스도는 유대인의 고발로 로마제국의 형벌인 십자가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목요일 날 12명의 제자들과 함께 빵과 포도주를 나눠먹으며 최후의 만찬을 열었고 금요일 날 로마군에 체포당해 십자가 형틀을 짊어지고 골고타 언덕으로 가 십자가형에 처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만인을 대신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금요일 예수 그리스도가 죽음을 맞이한 지 3일 뒤인 일요일 예수 그리스도는 언약에 따라 무덤에서 부활해 언약을 지키고 사람들을 구원했습니다. 기독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예수 그리스도가 곧 주님이라는 증거이며 만인을 대신해 죽음을 맞이하고 다시 부활한 중요한 사건이므로 기독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중요한 축일로 기념합니다.
- 모든 기독교 종파가 기리는 특별한 날, 부활절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성금요일은 유월절 전 보름달이 뜬 음력 15일이기 때문에 교회는 보름달이 뜬 날을 기준으로 3일 뒤를 부활절로 여깁니다. 사도시대 때는 유대교의 명절 유월절로부터 4일 뒤를 부활절로 기념했으나 325년 니케아 공의회 때 춘분이 지난 뒤 보름달이 뜬 날을 기준으로 3일 뒤를 부활절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율리우스력으로 춘분을 계산해 부활절을 맞이했습니다. 그러다 율리우스력 계산이 실제 지구의 공전시기와 약간의 오류가 있어 그레고리력으로 고친 뒤 부활절을 계산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4년 부활절은 율리우스력으로 5월 5일, 그레고리력으로 3월 31일입니다. 그리고 이 때를 명절 주간으로 기려 학교와 쉬는 날로 지정합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 기독교 국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성목요일부터 성토요일까지 예배를 올린 뒤 부활성야를 맞이해 부활초를 피며 부활절을 기다린 뒤 부활절 아침이 오면 성대한 부활절 예식을 치르고 부활절을 기념합니다. 이 예식은 동방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은 세부적인 예식에 조금 차이가 있을 뿐 동일합니다. 개신교는 교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부활절을 중요하게 여겨 예식에 따라 기리는 편입니다.
- 성목요일부터 성토요일까지
기독교의 모든 종파는 주님 만찬 성목요일부터 중요한 날로 인식해 기립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전 제자들과 만찬을 즐기고 직접 12 제자의 발을 씻은 행위를 기념해 주님 만찬 성목요일 저녁에 만찬 미사를 드린 뒤 세족식을 엽니다. 특히 세족식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인 사랑을 직접 몸으로 실천하는 예식이기 때문에 동방 정교회, 로마 가톨릭, 개신교 가리지 않고 거행하는 중요한 예식입니다.
그리고 만찬 후 겟세마니 동산으로 기도하러 이동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행적을 기리며 성체를 들고 마을을 돌아다니는 의식을 행합니다. 성체를 옮기는 의식은 동방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이 주로 행하는 의식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봉헌한 성체는 최대한 화려하고 성대하게 꾸며 이를 옮깁니다.
주님 수난 성금요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을 맞이하신 날로 동방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은 십자가를 보며 경배하는 의식을 치룹니다. 그리고 비탄의 노래와 찬송가를 부르며 우리를 대신해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경배합니다. 성 금요일은 예수의 죽음을 기리는 날이기 때문에 엄숙한 분위기에서 예식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성토요일은 특별한 사건이 없기 때문에 별다른 성대한 의식이나 예식을 치르지 않고 조용히 지냅니다. 대신 성토요일 저녁부터 시작되는 부활성야는 무엇보다도 성대합니다.
- 부활절을 기다리는 부활성야
부활절을 축일이자 명절로 기리는 나라에서 성토요일 아침은 매우 고요하지만 저녁이 되면 그 어떤 때보다도 사람이 북적입니다. 신도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부활절을 기다리며 밤을 지세우는데 이 때 부활초를 키며 어두운 밤을 밝게 밝힙니다. 먼저 교회 안이나 앞에 화로를 두고 불을 붙인 뒤 부활초에 불을 붙여 서로 불을 나누며 부활초를 마련합니다.
그리고 각자 손에 든 부활초로 밤을 환하게 밝히며 부활찬가를 비롯한 찬송가를 밤새 부르며 부활절을 기다립니다. 이때가 가장 성대하고 거룩한 시기로 기독교 신자들은 모두 한 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시며 언약을 증명하신 뜻 깊은 부활절 아침을 기다립니다.
-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
그리고 일요일 해가 뜨면 사람들은 부활절 아침이 온 것을 축하하며 아침 예식을 치루고 성대한 부활절을 맞이합니다. 거룩하신 주님의 부활을 찬양하는 찬송가를 바치고 교회 밖에 나가 거리를 돌아다니는 의식을 치룹니다. 사제는 사람을 한명씩 만나며 상수를 뿌려주는 축복을 내리고 사람들은 서로 '예수께서 부활하셨습니다'를 외치며 부활절을 축하합니다.
이어 신도들도 사제를 뒤따라 이동하며 성대한 부활절 행진이 일어납니다. 사람들은 좋은 옷을 입고 꽃이나 십자가, 풍선, 각종 장식품 들을 들고 행렬에 끼어들어 따라다니며 밝은 부활절 아침을 기립니다. 일부 국가는 카니발처럼 규모가 큰 부활절 행진을 열기도 하죠.
- 부활절을 함께하는 아침식사
그리고 부활절을 기념하는 큰 빵을 만들어 먹습니다. 부활절 빵은 비잔티움 제국 시절부터 유래된 문화로 각 나라마다 그 나라의 가장 큰 빵을 만들어 온가족이서 나눠 먹습니다. 그리스, 마케도니아, 알바니아, 조지아(사카르트벨로), 아르메니아, 불가리아, 루마니아에서는 추레키τσουρέκι를 만들어 먹으며 부활절을 기립니다. 추레키τσουρέκι는 비잔티움 제국 시절부터 유래된 빵으로 본디 지중해 전역에서 먹던 부활절 빵이었습니다. 헝가리에서는 추레키τσουρέκι와 비슷한 칼라치kalács를 먹습니다.
세르비아, 마케도니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몰도바, 트란스니스트리아, 벨라루스, 러시아에서는 꿀리츠Кулич라는 빵을 만들어 먹습니다. 혹은 꿀리츠Кулич처럼 세로로 긴 빵이지만 위에 설탕을 얹지 않고 그냥 먹는 빠스까Пáска를 먹기도 합니다. 사실 요새 꿀리츠Кулич와 빠스까Пáска는 거의 비슷해진 상태이긴 합니다.
독실한 로마 가톨릭 국가인 폴란드는 밀가루 반죽에 초코시럽이나 과일시럽을 듬뿍 넣어 잘 섞은 뒤 구워먹는 빵인 밥카Babka를 즐겨먹습니다. 밥카Babka는 달달한 빵으로 부활성야 동안 밤을 지세우며 무리한 몸을 바로 회복하는 중요한 아침식사거리입니다.
체코, 오스트리아, 독일에서는 둥근 호밀빵을 만들어 먹는데 체코는 이를 마자넥Mazanec, 오스트리아와 독일은 오스터브롯Osterbrot이라고 부릅니다. 맛은 딱딱한 호밀빵으로 든든한 한끼가 됩니다. 독일의 오스터브롯Osterbrot이 북해를 건너 영국으로 넘어가 핫 크로스 번Hot cross bun이라는 작은 빵이 되었습니다.
스페인은 얇은 밀가루 반죽 안에 고기를 넣어 먹는 호르나쪼Hornazo를 만들어 먹고 포르투갈은 뽈라Folar를 만들어 먹습니다. 이것이 남아메리카로 전해져 옛 스페인 식민지였던 국가들은 엠빠나다Empanada와 나쪼nazo를, 브라질은 뽈라Folar를 만들어 먹으며 부활절 아침을 기립니다.
- 부활절 달걀과 토끼, 그리고 초콜릿
본디 부활절에는 달걀, 토끼가 상징물이 아니었지만 게르만 문화권에 부활절이 전해지며 게르만 풍습과 합쳐 부활절 달걀이 등장했습니다. 게르만인이 믿던 게르만 신화에는 봄의 여신 에오스트레가 있었고 게르만 민족 중 하나인 튜튼족은 달걀과 토끼를 에오스트레의 상징으로 봐 기념했습니다. 그 문화가 기독교와 합쳐져 부활절 달걀과 토끼가 되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로 부활절 달걀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신약을 상징하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초콜릿을 가져와 부활절 달걀과 부활절 토끼를 만들어 먹는 문화가 새로 생겼습니다. 그래서 부활절을 명절로 기념하는 기독교권 국가들은 부활절 당일 날 부활절 달걀, 부활절 토끼 초콜릿을 소중한 이웃과 나눠 먹으며 부활절을 즐기는 문화가 있습니다.
- Χριστός ἀνέστη!, Ἀληθῶς ἀνέστ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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