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이 뛰노는 터전
거대한 아시아 대륙에서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은 온난한 중부 지역으로 중부 지역에서 문명이 시작되고 발전했습니다. 특히 중부 지역에서 큰 강이 있는 곳에 사람들은 나무를 제거하고 그들이 살 영역을 만들었습니다. 고대에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 주변은 나무가 울창해 숲을 형성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중부 지역의 숲 지대에서 조금만 북방으로 이동하면 사막과 스텝 지역이 등장합니다. 고대 중국이 만리장성을 쌓은 곳 북부로 고비 사막이 등장하고 톈산 산맥으로 둘러싸인 타클라마칸 사막을 넘으면 카스피해까지 키질쿰 사막이 이어지며 세 사막 바로 위로 너비가 좁은 유라시아 스텝이 형성됩니다.
유라시아 북부에 형성된 사막은 아프리카, 아랍 사막과 달리 건조하지만 그리 뜨겁지 않아 듬성듬성 풀이 자라는 목초지가 흩어져있습니다. 그리고 스텝 지역은 나무없이 풀로만 형성된 거대한 들판으로 탁 트인 시야가 보장된 곳입니다. 말馬은 건조하고 땅이 단단하며 탁 트인 곳에 서식하는 동물로 신생대 때부터 유라시아 사막과 스텝 지역에서 살았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초원을 뛰어놀던 말들은 신생대 말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북상한 인간과 조우했습니다.
인간은 큰 몸체와 빠른 기동성을 가진 말에게서 가능성을 보았고 큰 말은 등(혹은 엉덩이) 위에 올라타 타고 다니고 작은 말은 여러 마리를 끌고 마차를 끌게 하며 말의 기동성을 이용했습니다. 거대한 초원이었던 메소포타미아는 말이 살기 적합한 곳이었고 메소포타미아에서 최초의 전차병이 등장했습니다. 허나 남방으로 이동한 말은 상대적으로 더운 날씨 때문에 몸집이 작은 말이 적응했고 추운 북방은 몸집이 큰 말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래서 스텝 지역에 살던 사람들은 큰 말의 등 위에 올라타 활로 사냥하는 유목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말 등위에서 세상을 바라보았습니다.
- 초원을 지배한 튀르크족
고대 그리스 시기 카자흐스탄부터 우크라이나에 이르는 영역에 스키타이족이 최강 유목민으로 위용을 떨쳤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카스피해 동부에서 튀르크족이 등장했고 신흥 유목민인 튀르크족은 스키타이족을 몰아내고 중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르는 초원을 차지하고 톈산 산맥을 넘어 몽골 초원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각 지역으로 이동한 튀르크족은 온난한 중국, 발칸 반도, 이란, 인도를 침공해 백성을 학살하고 물품을 약탈하면서 농경민족에게 잔혹하고 야만적인 민족으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 텡그리𐱅𐰭𐰼𐰃
튀르크족은 광범위한 범위로 이주했고 서로 교류가 적어지면서 각각 별개의 민족으로 분화했습니다. 그렇지만 튀르크족의 뿌리는 동일하며 그들은 여전히 튀르크어를 사용하고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튀르크 문화를 계승하며 그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 정체성을 유지하게 만든 것은 그들 마음 속에 깊이 세겨진 탱그리 신앙이었습니다. 튀르크족은 그들의 일생 동안 드넓은 초원과 드높은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사막&스텝 지역의 건조한 기후는 구름 한점 없이 맑고 푸르른 하늘을 만들었고 사람들이 보기에 하늘은 다다를 수 없이 높은 곳이었습니다. 이에 튀르크족은 하늘을 절대적으로 높은 존재로 인식했고 하늘이 만든 기후를 두려워했습니다.
튀르크족들은 하늘을 탱그리𐱅𐰭𐰼𐰃라 부르며 하늘을 두려워했습니다. 그들에게 텡그리𐱅𐰭𐰼𐰃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날씨를 주다 어느 순간 천둥 번개와 폭풍을 부르는 존재였습니다. 튀르크족은 천둥 번개, 폭풍 앞에서 무력했고 이 현상을 날씨를 다스리는 텡그리𐱅𐰭𐰼𐰃의 분노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튀르크족은 텡그리𐱅𐰭𐰼𐰃를 두려워하며 그의 분노를 잠재우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들은 텡그리𐱅𐰭𐰼𐰃를 세상의 절대자로 모셨고 텡그리𐱅𐰭𐰼𐰃에게 무조건 순종했습니다.
더불어 탱그리𐱅𐰭𐰼𐰃의 의도를 알고 싶어한 튀르크족은 텡그리𐱅𐰭𐰼𐰃와 소통이 가능한 사람을 원했습니다. 그들에게 무당은 텡그리𐱅𐰭𐰼𐰃와 직접 대화를 하고 텡그리𐱅𐰭𐰼𐰃의 뜻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튀르크족은 무당의 신탁에 복종했고 무당의 제사는 튀르크족의 가장 중요한 행사였습니다. 튀르크족은 텡그리𐱅𐰭𐰼𐰃를 절대자로 믿으며 존경과 복종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튀르크족이 텡그리𐱅𐰭𐰼𐰃 만을 유일신으로 믿은 것은 아니고 여러 사물을 모두 거대한 영혼이 깃든 존재라 생각하며 그들을 존중했습니다.
- 위대한 영혼
튀르크족에게 텡그리𐱅𐰭𐰼𐰃는 온화하면서 분노할 때는 재앙을 내리는 무서운 존재였다면 땅은 따뜻하고 온화한 어머니 대지였습니다. 드넓은 땅은 풀이 자라게 하고 물이 흐르며 말과 양이 풀과 물을 먹고 자랐고 이들은 튀르크족에게 중요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튀르크족은 아낌없이 주기만 할 뿐 앗아가지 않는 대지를 온화한 존재로 생각했고 대지를 어머니와 같은 존재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튀르크족은 땅을 가리켜 어머니 대지라고 불렀고 땅에 피를 묻히는 등 불결한 행동을 하기를 꺼렸습니다.
또 추운 겨울이 오면 농경민족이 사는 곳에 쳐들어가 부족한 물건을 약탈해 생활하고 겨울 동안 적들의 공격으로부터 가족을 지켜야 하는 튀르크족은 전사를 최고 계급으로 우대했습니다. 그리고 튀르크족은 전사의 덕목을 교육하기 위해 늑대를 모범으로 삼았습니다. 무리 생활을 하며 사냥감을 치명적인 공격으로 굴복시키는 늑대는 유라시아 스텝 지역에서 최상위 포식자였고 인간에게도 위험한 존재였습니다. 튀르크족은 최상위 포식자인 늑대의 이빨과 그들의 전술을 칭찬했고 튀르크족의 검을 늑대의 송곳니에, 튀르크족의 전술을 늑대의 사냥 전술에 대입했습니다. 튀르크족은 늑대로부터 많은 전쟁기술을 배웠고 늑대를 신성한 동물로 숭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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