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시대 속 아날로그 감성
1980년대는 사무실과 교실, 집에 개인용 컴퓨터PC가 활발하게 보급되며 종이 서류철을 빠르게 대체하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사회는 여전히 라디오와 LP, 테이프 비디오 등 아날로그를 활발하게 사용했기에 아날로그 세상 위에 막 디지털 세상이 태동한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에 태어나 유년시기를 보낸 세대는 사회가 아날로그에서 컴퓨터에 모든 것이 담기는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을 누구보다도 예민한 눈으로 지켜봤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캐빈 시스트롬은 1983년에 태어나 아날로그 시대를 목격했고 자라면서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변화하는 모습을 몸으로 체감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PC용 비디오 게임을 즐기며 놀았고 새로운 디지털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접하고 즐기며 디지털 문명에 발빠르게 뛰어들었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고 LP판으로 음악을 듣는 것을 즐기는 등 아날로그의 매력을 잃지 않았습니다.
- 사진을 디지털에서 공유하자
디지털과 아날로그 모두를 품은 캐빈 시스트롬은 스탠버드 대학교에 입학해 프로그램을 독자 개발하며 개발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는 대학교 2학년 때 PhotoBox라는 사진 공유 웹사이트를 개발하며 그의 꿈을 실현해갔습니다. PhotoBox를 본 Facebook 창업가 마크 저커버그는 그의 재능을 인정하며 Facebook 입사를 제안했지만 그는 학업을 위해 마크 저커버그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그는 스탠포드 대학교에 재학하던 중 메이필드 펠로우 프로그램에 따라 오데오Odeo 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했고 졸업 후 Google에 입사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세계에서 사진을 공유하게 하려는 꿈을 가진 그는 2년 만에 Google을 퇴사한 뒤 여행정보를 서비스하는 Nextstop에서 근무하며 자신의 꿈을 설계했습니다. 그러던 중 iPhone 4의 카메라 스펙을 우연히 보고 더이상 전문 카메라가 아닌 스마트폰으로도 좋은 사진을 찍어 공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는 iPhone 4가 보유한 양질의 카메라 화질과 GPS 기능을 살려 위치 기반 사진 공유 서비스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로 청사진을 만들었고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로부터 막대한 투자금을 받아 마이크 크리거를 고용해 함께 사진 공유 앱을 개발했습니다. 허나 Burbn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그는 Burbn의 실패로 아픈 경험을 했지만 그 가운데에서 사진 공유라는 사업 아이템의 성공 가능성을 재확인했습니다.
- 재도전으로 탄생한 Instagram
2010년 그는 Burbn의 실패 원인을 복기한 다음 사진 공유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한 새로운 앱을 출시했습니다. 그 앱은 Instagram으로 사진을 쉽게 업로드하고 업로드한 사진만 눈에 딱 들어오게 UI를 디자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진 크기를 정사각형으로 해 필름 카메라 감성을 녹였고 앱 로고 디자인도 필름 카메라로 해 아날로그 감성을 강조했습니다. 2010년 10월 iOS의 App Store에 Instagram이 출시되었고 2012년에 Android의 Google Play에 출시되었습니다.
Instagram은 출시 직후 많은 사람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무거운 카메라를 따로 들고 다니지 않고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잘 찍어 공유하고 싶은 사진을 Instagram에 올리고 간단하게 코멘트를 달면서 친한 지인과 디지털 세계에서 만난 사람과 나누고 즐겼습니다. 특히 찍은 사진을 매우 쉽게 업로드할 수 있는 건 Instagram이 가진 무기였습니다. 하지만 Instagram의 진정한 무기는 따로 있었습니다.
- 필터 기능으로 누구나 예쁜 사진을 올리게 하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이 아무리 좋아져도 모든 기능을 다 수동으로 맞추는 카메라의 기능을 스마트폰으로 다 구현하기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때문에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일반인이 사진을 찍으면 약간 아쉬운 사진이 많이 나왔습니다. 헌데 다시 찍기에는 타이밍이 맞지 않아 다시 찍을 수 없는 사진이 많았고 아까운 사진들이 많았습니다. 이에 Instagram 개발자들은 사진을 먼저 찍고 이를 수정하는 후보정 개념을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필터를 만들어 찍은 사진을 편집하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이 필터 기능은 이미 찍었던 아까운 사진을 다시 살릴 뿐만 아니라 잘 찍은 사진을 더 훌륭한 작품으로 올려주는 기능을 했습니다. 덕분에 전문적인 사진작가들도 Instagram의 사진을 인정했고 일반인도 전문가 수준의 사진을 쉽게 만들어 업로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사진 애호가 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사진의 즐거움에 빠지고 잘 만든 사진을 업로드해 타인과 공유하고 즐거워하게 만들었습니다.
- Facebook에 인수된 이후 소통의 장이 된 Instagram
예쁜 사진을 쉽게 편집하고 여러 장 올릴 수 있는 Instagram은 이내 스마트폰에 들어선 전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사진 예술관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Instagram에 타인이 올린 사진을 구경하고 본인의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러다 아예 사진으로 본인의 일상을 예쁘게 꾸며 올리는 문화가 등장했습니다. Instagram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일상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Instagram에 업로드하며 본인의 가치를 보여줬습니다.
2012년 Instagram을 Facebook이 인수하며 Facebook의 주요 기능인 좋아요 기능이 인스타그램에 추가되었습니다. Instagram에서는 엄지 손가락이 아닌 하트 아이콘으로 변경되었고 사람들이 하트 버튼을 클릭하면 사진을 업로드한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하트를 눌러 호감을 표시했는지 보여줬습니다. 이는 사진을 업로드한 사람에게 보람과 성취감을 주었고 사진을 업로드한 사람들은 더 많은 하트를 받기 위해 더 좋은 사진을 찍고 올렸습니다.
또한 #을 이용한 해시태그 기능을 이용해 본인이 업로드한 사진과 일상 내용을 해시태그로 간단하게 요약하고 같은 해시태그가 모인 사진 세계에 본인 사진도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하트와 해시태그 두 기능은 작은 버튼이었지만 본인이 업로드한 사진과 일상을 타인에게 쉽고 빠르게 전파하며 본인의 이야기를 디지털 세계에 널리 퍼트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때문에 본인의 즐거운 이야기를 올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Instagram에 빠져들었고 Instagram 세계는 빠르게 확장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Facebook이 가진 메세지 기능을 Instagram에 적용해 Direct Messenger라는 소통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Instagram으로 만난 사람을 Instagram DM을 이용해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었고 이미 아는 사람과도 DM으로 소통했습니다. Instagram DM은 Facebook의 메센저인 WhatsApp보다 더 예쁜 디자인에 간편한 기능으로 무장한데다 예쁜 이미지와 동영상을 쉽게 업로드할 수 있는 장점을 무기로 내세워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았습니다. 그래서 DM은 모바일 메신저 세계에서 빠르게 부상한 메신저가 되었습니다.
- 일상을 디지털에 남기는 Instagram
이처럼 Instagram은 단순히 사진을 업로드하고 공유하는 것을 넘어 사진을 매게체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성장했습니다. 또한 그 빠른 전파력 덕분에 많은 유명인과 연애인들이 Instagram으로 본인의 활동과 일상생활을 업로드해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했습니다. 이는 보이는 이미지를 중요시 여기는 연애인들과 예쁜 이미지를 주력으로 하는 Instagram의 방향이 동일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유명인 외에도 일반인들 역시 Instagram으로 그들의 일상을 예쁜 사진으로 업로드하고 코멘트를 달며 그들의 친구와 활발하게 소통했습니다. 그들 역시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Instagram에 맞게 예쁘고 좋은 사진들을 선별해 Instagram에 올리고 많은 하트를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일부는 Instagram으로 인기를 누렸고 일부는 사람들 앞에 서고 싶어하는 자신의 꿈을 키웠습니다. 이렇게 Instagram은 누구나 유명해질 수 있는 기회를 활짝 열었습니다.
'기술공학 > 세상을 바꾼 IT'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세상을 바꾼 IT: 일상] Snapchat과 스노우, 얼굴로 소통하는 앱 (44) | 2024.06.26 |
|---|---|
| [세상을 바꾼 IT: 일상] 小红书, 고객 평가로 재생산하는 문화 (30) | 2024.06.25 |
| [세상을 바꾼 IT: 일상] Gojek과 Grab, 동남아시아의 필수 앱 (60) | 2024.06.21 |
| [세상을 바꾼 IT: 일상] 美团点评, 디지털과 현실을 연결하다 (48) | 2024.06.20 |
| [세상을 바꾼 IT: 일상] Uber, 공유경제를 실현한 앱 (30) | 2024.06.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