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메르 도시 별 신
고대 이라크 평원은 두개의 강을 따라 많은 도시들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리고 각 도시들은 도시를 지켜주는 신을 창조했고 그 신을 믿는 신전을 도시 한가운데에 두며 신을 섬기고 신전에 재물을 바친 후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래서 도시마다 믿는 신들이 달랐습니다. 이는 도시 안에만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 제국과 신 서열정리
문제는 여러 도시들을 정복한 제국은 어떤 신을 섬겨야하는지였습니다. 처음에는 정복한 도시사람들이 믿는 신을 제거하고 정복자의 도시에서 믿는 신을 믿으라고 강요했습니다. 그러나 고대에서 신을 믿는다는 것은 단순히 믿음이 아니라 자연현상 전체를 이해하는 "상식"이었기에 피정복민들은 갑자기 상식이 뒤바뀐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저항했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법은 피지배도시의 신들도 포용해 신화를 만들어 여러신들이 천국에 존재함을 인정한 후, 신들의 지도자, 즉 신들의 왕으로 정복한 제국도시가 믿는 신을 옹립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성공한 사례로 바빌론 도시의 마르둑 신 이야기가 있습니다. 수메르 변방도시였던 바빌론은 힘을 키우고 강성해져 수메르 도시 전체를 지배하는 바빌론 제국이 되었고 피지배민들이 믿는 신들을 모두 인정하고 그들 신화를 유지함과 동시에, 마르둑을 신들 중에 가장 권위가 있는 신으로 지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피지배민들에게 그들 상식에 더 강한 신이 존재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었고 피지배민 입장에서는 상식이 좀더 풍부해지는 수준이었기에 부담없이 받아들였습니다.
- 신과 소통하는 공간, 지구라트
수메르 도시들은 도시 한가운데에 신과 소통하는 공간인 신전을 세웠는데 신전이 하늘과 더 가까울수록 신과 더 잘 소통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신전인 지구라트는 무조건 높게 지었고 도시별로 지구라트를 비교하며 어느 지구라트가 더 높아 신과 소통이 잘되는지 비교했습니다. 그렇기에 지구라트는 도시가 신과 얼마나 소통이 잘되는지 판단하는 척도가 되었고 지구라트 건설 자체를 신이 돕는다 생각해 지구라트가 클수록 권위가 높아 더 큰 허용을 할 수 있는 신으로 판단했습니다.
여러 신을 포섭해 성공한 제국을 이룩한 바빌론 제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지구라트로 마르둑의 권위를 모두에게 알렸고 마르둑의 선택을 받은 도시임을 강조했습니다. 바빌론의 왕은 바빌론 지구라트에서 신중왕 마르둑과 소통하는 사람이었기에 신들의 뜻을 가장 가까이서 듣고 이해하는 사람이었고 신이 허락한 유일한 인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바빌론의 왕을 건들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수메르 종교는 도시를 지배하는 왕의 권위를 확고히하는 체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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