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를 무로 만드는 홍수
물은 생명체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원으로 땅을 밟는 생명체는 물을 마시며 생존해나갑니다. 땅 위에 있는 생명체는 고인 물을 마시며 생활하고 터전을 꾸려갑니다. 하지만 그들이 물 속에 있게 된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공기 중 산소를 직접 마시며 호흡하는 지상 생명체는 물 속에서 호흡하지 못하고 질식사, 즉 익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물이 만들어내는 흐름은 잠긴 바닦을 해집으모 구조를 철거하고 함께 쓸려온 모래와 진흙에 그 자리를 덮어 말끔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큰 물살이 일시에 덮쳐오는 홍수가 지나고 나면 그 땅은 이전 모습을 다시 볼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홍수에 떠밀려 내려간 사람들 역시 다시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 무에서 다시 유로
재미있는 것은 홍수로 기존에 있던 모든 것들이 모두 사라지고 홍수가 지나간 자리에 진흙만 남으면 시간이 조금 지나면 그 뻘밭에서 다시 식물들이 자라고 동물들이 터전을 잡습니다. 홍수는 한 자리를 초토화시키고 그 자리에 미네랄과 영양분이 풍부한 진흙을 덮어놓기 때문에 식물이 자라기 매우 좋은 환경을 형성합니다. 그래서 홍수가 한번 지나가고 나면 기존 생태계는 파괴되고 또다른 생태계가 형성되어 다른 세계를 만듭니다. 즉 홍수는 기존의 환경을 모두 파괴해 제거하고 새로운 환경을 만드는 현상입니다.
- 세계 재창조 작업
그래서 홍수는 모든 것을 파괴하고 다시 시작하는 재앙이 되었습니다. 신화 속에서 묘사되는 홍수는 분노한 신이 세상을 다시 만드는 리셋 작업으로 메소포타미아 신화와 그리스 신화, 가나안 신화, 인도 신화에서 대홍수 설화가 나오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또한 중국 신화와 대양을 건너 아즈텍 신화와 마야 신화에도 홍수 설화는 신이 세상을 재창조하려고 하는 의지를 담은 재앙으로 묘사됩니다. 이처럼 전세계 신화에는 홍수 설화가 남아있으며 특히 여러 세대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세계관을 가진 신화의 경우, 홍수가 기존 세대의 세계를 파괴하고 새로운 세대의 세계를 창조하는 수단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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