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시대 고찰: 잉카 신화

• 남아메리카 지리

남아메리카 지리

남아메리카는 타 대륙보다도 극단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를 연결하는 파나마를 지나고 나면 안데스 산맥이 반깁니다. 그리고 안데스 산맥은 남아메리카 북부&서부 해안가를 감싸고 있습니다. 그 안데스 산맥을 지나 평지로 가면 거대한 아마존 밀림 밖에 없습니다. 아마존 우림은 5,500,000km2를 차지하며 독과 무기로 무장한 생명체로 가득한 죽음의 우림에서 생존할 확률은 희박합니다.

 

기아나 고원

만약 아마존 한가운데에서 기아나 고원을 발견했다면 운좋은 것입니다. 항상 비가 내려 습한 아마존 우림과 달리 기아나 고원은 고지대에 위치해 선선하고 또 천적이 될만한 생명체가 없고 독초가 없어 살기 좋습니다. 아마존 우림 북부에 기아나 고원이 있다면 남부에 브라질 고원이 있습니다.

 

팜파스

남아메리카 중부로 이동하면 서부에 안데스 산맥이 존재하고 동부에 브라질 고원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브라질 고원 바로 아래에 라플라타 강이 흘러 브라질 고원과 팜파스를 구분짓습니다. 팜파스는 넓은 평원으로 거대한 초원지대입니다. 남아메리카의 지형은 안데스 산맥, 아마존 우림, 기아나 고원, 브라질 고원, 팜파스 5가지입니다. 그럼 이 중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은 어디일까요? 예상 외로 안데스 산맥입니다.

 

 

 

• 감자와 문명

안데스 감자밭

안데스 산맥에 사람이 먹을만한 식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기온이 극단적으로 변하는 안데스 산맥에 사는 식물들은 강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 따뜻할 때 최대한 많은 양분을 생산한 후 이를 뿌리, 줄기에 저장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식물을 캐 줄기나 뿌리에 저장된 양분을 먹으며 생활합니다. 대표적인 작물이 감자, 야콘(고구마의 친척). 일부 식물은 씨에 양분을 최대한 많이 저장하는 전략을 택했고 이들이 아마란스, 퀴노아입니다. 아마란스, 퀴노아는 좁쌀 크기의 곡물이지만 엄청나게 많은 씨를 제공하고 사람들이 이 씨를 수확해 곡물로 요리해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안데스 산맥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있는 최적화된 환경이었습니다. 특히나 안데스 산맥 어디서나 잘 자라는 감자는 사람들이 안데스 산맥 전체로 확산할 수 있게 만든 최고의 작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안데스 지역의 사람들은 잉여작물을 확보했고 모여 살며 문명을 창조했습니다.

 

나스카 문명

안데스 산맥에 사람들이 모여 살며 각 지역 별로 문명을 꽃피웠습니다. 안데스 산맥에서도 주로 서부 해안지대와 가까운 지역이 수자원이 풍부하고 그나마 사람이 살기 적합한 환경이었기 때문에 안데스 산맥 서부 해안지대에 여러 문명이 탄생했습니다. 나스카 지상화로 유명한 나스카 문명, 에콰도르 해안지대에 등장한 발비디아 문명과 카냐리 문명, 페루 해안지대에 등장한 모체 문명과 차빈 문명 등이 있습니다.

 

 

 

• 태양과 황금

무이스카 연맹체 황금 배

안데스 산맥은 나즈카 판이 남아메리카 판과 부딫혀 남아메리카 판 아래로 들어가며 생성된 산맥입니다. 그리고 판이 이동하며 생긴 화산폭발은 화성암을 형성하고 금속을 다량 보유한 반암형 광상을 만듭니다. 이 반암형 광상에 구리, 혹은 금이 주로 생성되고 때문에 안데스 산맥 지역은 구리와 금이 풍부합니다. 그래서 안데스 산맥의 사람들은 구리와 금을 쉽게 발견하고 채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 금의 노랗고 빛나는 빛깔은 태양을 연상시켰습니다. 그래서 안데스 사람들은 금을 태양과 동일시했습니다.

 

 

 

• 태양과 잉카 신화

잉카 태양

시간이 지나 13세기 페루 해안지대에서 멀리 떨어진 쿠스코에 새 제국이 탄생했습니다. 그 제국은 잉카 제국으로 태양을 특히나 숭배했습니다. 잉카인들은 태양이 존재해야 농작물이 자라고 잉카인들이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았고 태양에 최고 인격을 부여해 숭배했습니다. 잉카인의 태양에 대한 숭배는 태양의 신 인티를 창조했습니다. 잉카 신화 속에서 세상을 창조한 창조주 비라코차와 바다의 여신 마마퀼라 사이에 태양의 신 인티가 탄생했다고 묘사되었습니다.

 

코리칸차 사원 태양의 방

잉카의 지도자는 태양을 숭상하며 항상 태양을 바라보고 태양을 걱정했습니다. 잉카인에게 가장 두려운 일은 태양이 잠시 모습을 감추는 일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잉카 지도자는 항상 태양을 바라보며 건강을 빌었고 일식이 일어나면 인신공양을 해 태양의 화를 풀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잉카 지배계층은 태양을 숭배하며 태양을 모방하려고 했습니다. 잉카 지배층은 황금을 태양과 동일시해 황금 장신구를 몸에 달아 태양의 후손임을 강조했고 사원을 금으로 꾸몄습니다. 잉카 사원에 태양을 상징하는 금태양조각은 기본으로 들어있었고 잉카 신화를 표현한 그림은 금판에 세겨졌습니다. 극단적인 예로 코리칸차 사원은 태양과 달을 숭배하는 사원으로 태양의 방과 달의 방이 있었는데 태양의 방은 벽과 천장이 금으로 되어있었고 달의 방은 벽과 천장이 은으로 되어있었습니다.

 

 

 

• 5월의 태양Sol de Mayo

아르헨티나 5월의 태양

잉카인의 태양숭배는 잉카제국이 스페인 제국에 의해 멸망한 후에도 이어졌습니다. 스페인은 잉카인에게 기독교를 전파하며 주 예수와 하느님만을 섬기라고 강요했습니다. 그럼에도 잉카인들은 태양을 숭배했고 일부는 하느님의 형상을 태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스페인 제국의 폭정이 지속되자 19세기 초반 분노한 메스티소들이 남아메리카 정체성을 부르짖으며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전쟁을 선포했습니다. 1810년 5월 18일 아르헨티나 5월 혁명이 시작되자 아르헨티나인들은 남아메리카의 정체성을 태양에서 찾았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잉카 문명권에 속하지 않았지만 잉카 문명이 남아메리카를 대표한다고 생각했고 잉카 문명의 태양숭배를 이용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5월 혁명을 주도하며 5월의 태양이라는 상징물을 만들었고 5월의 태양은 남아메리카 정체성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어 우루과이, 페루-볼리비아 국가 연합이 5월의 태양을 독립상징으로 사용하며 잉카의 태양숭배는 5월의 태양Sol de Mayo로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