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멀리 우주로: 우주경쟁] 부란 우주왕복선, 비운의 역작

• 키노 - 별Звезда

https://www.youtube.com/watch?v=2wvzdtCsF68

키노 - 별Звезда

 

 

 

• 우주왕복선을 개발해야 하는가

NASA가 추진한 엔터프라이즈 우주왕복선

NASA 직원들은 우주선을 한번 발사하는데 드는 비용이 지나치게 많으니 이를 절감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소련 개발자들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가졌습니다. 마침 1972년 NASA가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왕복선을 개발한다는 소식이 들렸고 소련 정부는 소련 개발자들에게 우주왕복선을 개발해 우주개발 비용을 절감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하지만 우주왕복선은 지나치게 첨단기술이었고 일부 개발자들은 저렴한 소유즈 우주선Союз과 프로톤 발사체Протон를 이용하자고 건의했지만 묵살당했습니다.
 
 
 

• 미국 우주왕복선을 복제하다

부란 우주왕복선

소련 정부는 우주왕복선 개발을 고집했습니다. 정부는 미군이 우주왕복선으로 군사용 위성을 우주로 보내 소련을 공격할 것을 두려워했고 이 때문에 소련 역시 우주왕복선을 개발하고 우주로 보내 미국의 동태를 파악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우주왕복선 개발비용은 천문학적 비용을 요구했기에 소련 정부가 감당하기는 힘들었고 NASA에 산업스파이를 보내 우주왕복선 기술을 탈취했습니다. 소련 개발자들은 부족한 예산과 파편화된 청사진을 모아 어떻게든 우주왕복선을 개발해야 했으며 개발속도는 매우 느렸습니다. 그래서 1980년에 겨우 완성했습니다.
 
 
 

• 에네르기아 발사체Энергия

소련 에네르기아 발사체(좌)와 미국 고체연료부스터(우)

한편 소련 개발자들은 무거운 폴류스 전투위성Полюс을 발사하기 위해 에네르기아 발사체Энергия를 개발했습니다. 에네르기아 발사체Энергия는 중앙의 큰 액체연료발사체 주위로 4개의 고체연료발사체들이 연결된 형태였습니다. 이는 미국 NASA가 개발한 액체연료탱크와 고체연료부스터와는 다른 발사체제였습니다.

챌린저 우주왕복선(좌)와 부란 우주왕복선(우)

그리고 폴류스 전투위성Полюс을 발사한 결과, 에네르기아 발사체Энергия는 아무 이상이 없음을 파악하고 에네르기아 발사체Энергия를 부란 우주왕복선 발사체로 이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주변 고체연료부스터의 도움을 받으며 액체연료탱크로부터 연료를 받아 추진하는 NASA 우주왕복선과 달리 부란 우주왕복선은 우주로 나아갈 때까지 에네르기아 발사체Энергия만 추진하고 부란 우주왕복선은 엔진을 점화하지 않아 지구로 귀환할 때만 연료를 사용하면 되는 체제였습니다.
 
 
 

• 무인으로 우주를 항해한 부란 우주왕복선

발사를 준비하는 부란 우주왕복선

소련 개발자들은 첨단기술을 아낌없이 투자해 기술적으로 우수한 부란 우주왕복선을 개발했습니다. 부란 우주왕복선은 다양한 부분에서 NASA의 우주왕복선을 능가했으며 지구 귀환 시 제트엔진으로 하늘을 비행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점은 완전히 자동조종이 가능한 체계였다는 점입니다. 1988년 11월 15일 부란 우주왕복선은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무인 우주선으로 발사되었고 우주를 돌고 지구로 무사히 착지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우주를 왕복하는 과정에서 지상통제소에서 어떤 개입도 하지 않고 온전히 컴퓨터로 계산해 자동조종으로 우주로 날아가고 무사히 귀환했다는 점입니다.
 
 
 

• 다시 날지 못한 부란 우주왕복선

비행훈련 후 백지화된 부란 우주왕복선

1988년 11월 15일 시험발사는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이었으며 NASA 직원들은 자동조종으로 지구와 우주를 왕복한 부란 우주왕복선 선능에 감탄했습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부란 우주왕복선을 발사하는데 드는 비용은 천문학적이었고 소련 정부는 부란 우주왕복선 발사예산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부란 우주왕복선은 상공에서 비행훈련을 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우주로 나아가지 못하고 창고에 박혀 잊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