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품을 빨리 읽는 바코드
1948년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드렉셀 공과대학교의 대학원생인 버나드 실버는 어느 날 식료품 가게 주인이 식료품 상품 정보를 빠르게 읽는 기술을 개발할 것을 학장 중 한명에게 요청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친구 노만 조셉 우드랜드와 함께 상품의 정보를 빠르게 읽는 기술을 고민했습니다. 그들은 컴퓨터가 2진수로 정보를 읽는 것을 응용해 검은 바탕에 흰 선을 그려 검은색과 흰색 두 색으로 컴퓨터에 정보를 보내는 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2진수를 그대로 응용해 검은 바탕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흰색 선의 갯수에 따라 정보를 달리 하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처음에 그들은 자외선을 이용해 2진수 정보를 담으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그들은 자외선 잉크를 이용해 바코드를 작성했고 자외선을 탐지하는 센서로 바코드를 읽으려고 했습니다. 허나 자외선 잉크는 단가가 매우 비싼 편에 속했고 자외선 잉크로 새긴 바코드는 너무 희미해 사람이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1952년 바코드에 대해 특허를 냈고 바코드는 여러 기술자들이 뛰어들어 더욱 발전했습니다.
여러 기술자들은 안정적이지만 비싸고 잘 보이지 않는 자외선 잉크 대신 일반 잉크로 바코드를 만들고 그 바코드를 인식하는 바코드 스캐너를 개량했습니다. 그들은 우선 바코드는 단가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일반 프린터 잉크와 동일한 잉크로 만들었고 그 잉크로 만든 바코드를 인식하기 위해 바코드 스캐너의 인식률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일반 빛으로도 바코드의 검은색과 흰색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여러 빛을 한 곳에 모으고 렌즈로 빛을 증폭해 검은 바탕에 흡수된 빛(0)과 흰 선에 반사된 빛(1)을 센서로 구분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덕분에 1970년대, 즉 바코드 특허가 나온 지 약 20년 후에 바코드가 상용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미국을 필두로 하는 서방 국가들은 통일된 바코드 표준을 만들어 서방 국가들끼리 바코드로 물류 정보를 빠르게 확인하고 유통하기로 했습니다. 1978년 미국, 영국, 일본 등 서방 국가들은 국제공통상품번호 표준을 만들어 바코드 표준을 정립했고 통일된 바코드로 서방 국가 간 물류 효율을 높였습니다. 이는 시장의 역할이 큰 자본주의에 맞아 바코드는 1980년대 서방 자유주의 진영에서 국제 물류를 위한 기술이자 국내 시장에서 필수적인 기술이 되었습니다.
- 1차원 정보를 담는 바코드를 대체할 2차원
1980년대 자본주의 경제를 추구하는 서방 국가는 국가와 기업이 모두 바코드를 도입해 물품에 바코드 스티커를 붙여 물품 정보를 담고 이를 바코드 스캐너로 인식하며 빠르게 교류했습니다. 제품에 대한 정보는 2진수로 흰 선을 많이 만들어 최대한 다양한 제품 번호를 입력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제품이 많아지자 점점 2진수로 표현하는 바코드의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1차원, 즉 선형으로 되어 있어 정보를 담는데 한계가 있는 바코드를 개량하려는 시도를 가했습니다. 1990년대 독일과 유럽에서는 바코드를 쌓은 코드블록을 만들어 2진수를 몇 배로 곱해 더 많은 정보를 담는 시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코드블록은 모든 줄의 바코드를 읽어야 했기 때문에 기존 바코드 스캐너로 읽기는 좀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더 많은 정보를 담았고 기술자들은 코드블록 형태로 바코드보다 더 좋은 체계를 연구했습니다.
- デンソーウェーブ가 개발한 QR code
한편 일본 トヨタ의 자회사인 デンソーウェーブ는 도요타 자동차의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였습니다. デンソーウェーブ는 회사에서 생산한 수많은 자동차 부품을 바코드로 입력해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자체 바코드를 개발했습니다. 단순히 번호만이 아닌 각종 기호와 어떤 부품인지 나타내는 정보를 모두 담아야 했기 때문에 1차원 형태가 아닌 2차원 형태의 바코드를 연구했고 1994년 Quick Response라는 이름으로 2차원 형태의 바코드를 만들어 사내에서 운영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QR code라는 이름으로 특허를 출원해 특허권을 따냈습니다. デンソーウェーブ이 개발한 QR code는 기존 코드블록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담고 읽었습니다. 단순히 바코드를 여러 개 붙인 코드블록과 달리 QR code는 우선 정사각형 세 꼭짓점에 작은 정사각형을 따로 만든 뒤 남은 공간을 블록으로 분리해 순차적으로 정보를 담았습니다. 그래서 오른쪽 아래 꼭짓점에서 시작해 구역 별로 정보를 담아 정보를 구분함으로서 더 다양한 정보를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이 구조는 정보의 양이 많아지면 그럴 때마다 아래에 또다른 바코드를 붙여야 해 크기가 제각각인 코드블록과 달리 바코드 스캐너가 충분히 읽을 수 있는 크기로 작은 형태를 유지하며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정보를 담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일본이 사용하는 수많은 한자 정보도 QR code로 저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기업들은 QR code에 관심을 보였고 1997년부터 QR code를 연구하고 국제 표준을 정립하며 QR code에 투자했습니다.
- 주목받지 못한 첨단기술이 스마트폰으로 부활하다
허나 QR code는 복잡하고 방대한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신기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잘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우선 대부분의 기업과 유통업체들은 이미 바코드로 그들 나름 바코드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노하우를 잘 사용하며 바코드를 문제없이 사용했기 때문에 QR code를 새로 도입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또한 QR code는 2차원 코드이기 때문에 면을 스캔해야 했는데 기존 바코드 스캐너로는 인식이 잘 안되었고 카메라로 인식하자니 카메라 화소가 낮아 QR code가 흐리게 보여 정보 인식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2000년대 초반에는 QR code는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스마트폰이 전세계를 삼키며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SNS에 자신이 찍은 사진을 공유하는 문화가 생기자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카메라 성능을 집중 개발했고 스마트폰 카메라 화질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QR code를 인식하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로 화질이 개선되어 QR code에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규격화된 정사각형 크기에 세아릴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정보를 담을 수 있는 QR code는 스마트폰 시대의 새로운 무선 정보 전송 방법으로 부상했습니다. 처음에는 제품의 정보를 담는 정도로 시작했다가 웹의 URL 정보를 담는 도구로 발전했습니다. 특히 QR code는 프린터 잉크로 출력하기만 하면 어디에서나 정보를 저장하고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져 상품 뿐만 아니라 광고 등 각종 용도에 활발하게 사용되었습니다.
-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자금융과 QR code
여기에서 더 나아가 아예 복잡한 정보를 처리하는 금융 분야에 QR code가 활발하게 사용되었는데 특히 전자금융을 추구한 중국에서 QR code가 일상에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QR code 덕에 일반인도 스마트폰만 보유하고 있으면 쉽고 빠르게 제품 정보를 확인하고 거래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QR code를 이용한 스마트폰 기반 전자 금융도 발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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