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시대 고찰: 로마 신화

• 서양 문명의 모체 고전기 그리스

고대 그리스

그리스 암흑기가 지나고 그리스 지역에 다시 한번 문명이 꽃피웠습니다. 고전기 그리스 시대에 펠로폰네스 반도에 수많은 도시국가들이 다시 한번 건국되면서 그리스 지역은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고전기 그리스 시대 사람들은 멋 옛날 암흑기 시절 그리스 문화를 계승해 발전시켰습니다. 암흑기 시절 단순하게 돌을 쌓아 만든 건물은 고전기 그리스 시대에 돌을 깎아 조각함으로서 훌륭하고 수려한 건축물들을 건축했고 도자기를 비롯한 도구들은 나날이 발전했습니다. 암흑기 이후 그리스 문명은 찬란하게 빛났고 고전기 그리스 사람들은 도시에 모여 활발한 활동을 벌였습니다.

올림피아 신전 제우스 조각상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그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시스템도 발전했습니다. 고전기 그리스의 지배자들은 도시 주민들을 하나로 뭉쳐 통제하기 위해 암흑기 시절 전해져오는 그리스 신화를 도시민들에게 전파했습니다. 더불어 도시 국가별로 숭배하는 신을 정해 도시에서 가장 높은 지역, 즉 언덕이나 산 위에 그 신을 기리는 신전을 짓고 그 신에게 도시의 안녕을 빌었습니다. 지배자들은 신전을 짓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들이 숭배하는 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들은 그 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신의 위대함을 찬미했습니다. 또한 도시국가였던 국가들은 서로 다른 국가들과 교류하며 다른 신들의 이야기를 전해받았습니다. 이로서 여러 신의 이야기가 종합적으로 전해졌고 이 이야기들이 하나로 섞여 그리스 신화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암흑기 시절 영웅의 이야기가 주 내용이었다면 고전기 그리스 시절에 수많은 신들의 이야기가 만들어졌습니다.

• 그리스 식민지와 그리스 신화 전파

그리스 식민지

고전기 그리스는 척박한 토양으로 농경으로 인구를 충분히 부양할 수 없었습니다. 대신 올리브, 포도 등 작물이 발달해 고전기 그리스인들은 배를 타고 특산물을 해외에 팔아 식량을 구했습니다. 고전기 그리스인들에게 바닷길은 생명줄이었고 고전기 그리스인들은 펠로폰네스 반도 외 지역에 그리스 선박이 머물 식민지를 개척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 식민지에 그리스인들이 믿던 그들의 신화를 정착시켜 그 지역에 그리스 신화를 전파했습니다. 그리스인들의 해상 식민지 확장으로 그리스 신화의 세계관은 지중해와 흑해로 넓어졌고 펠로폰네스 반도 외 지역에 그리스 신화가 자리잡았습니다. 그 중 한 곳이 이탈리아 반도 남부 메갈리 엘라다Μεγάλη Ἑλλάς(마그나 그라이카나Magna Graecia)였습니다.

• 로마 탄생

팔라티우스 언덕 위 로마 왕국

기원전 753년 라티움 지역에 살던 라틴인들은 척박한 토양에서 자라던 올리브와 포도를 판매하며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750년 팔라티우스 언덕 위에 촌락을 형성했으며 여러 언덕 위에 있는 작은 도시국가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국가 규모가 작고 토양이 비옥하지 않아 라틴인들은 무역으로 생활해야 했으며 때문에 라틴인들은 팔라티우스 언덕 북방을 지배한 에트루리아에 자발적으로 복종했습니다.

에트루리아

로마 왕국이 건국될 무렵 이탈리아 반도 북부에는 거대한 도시국가인 에트루리아가 이탈리아 반도의 지배권을 쥐고 있었고 로마 왕국은 에트루리아의 간접 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로마 왕국은 에트루리아에 충성하는 도시국가로 조용히 힘을 키워갔습니다. 당시 에트루리아는 이탈리아 반도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지중해 해상에서 강대한 영향력을 끼친 그리스와 페니키아에 대항해 이탈리아 반도의 주도권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에트루리아는 그리스 신화를 받아들이는 등 그리스 문화를 받아들였지만 그들만의 독자적인 문화도 개발하고 발전시켜 이탈리아 반도와 알프스 일대에 그들의 문화를 수출했습니다.

에트루리아 문화인 누워서 먹는 문화

에트루리아 바로 이남에 있던 로마 왕국도 에트루리아 문화를 수입했고 로마 왕국은 선진 문화인 에트루리아 문화를 받아들여 농업과 축산만 하는 문화에서 도시를 만들고 문화를 즐기는 고급 문화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에트루리아는 저녁 연회 때 귀족들이 침대에 누워서 노예들이 주는 음식을 먹는 문화를 가졌는데 이 문화를 로마 왕국이 수입해 로마의 귀족들이 누워서 연회를 즐겼습니다. 이외에도 로마 왕국은 에트루리아 문자를 받아들이는 등 에트루리아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입했습니다.

• 로마 왕국 신화와 종교

로마 신화의 야누스

토착 신앙과 에트루리아 문화로 문화를 발전시킨 로마 왕국은 원시 인도유럽 신화를 보존하면서 한층 발전시켰습니다. 로마 왕국은 로마 왕국을 둘러싼 포메리움Pomerium을 신성한 장소로 여겼고 개인과 가족, 국가 단위의 신들을 숭배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강조했습니다. 로마 왕국의 라틴인들은 자연과 사람 뿐만 아니라 가옥 내의 물건에도 신이 있다고 믿어 그들을 숭배했습니다. 대표적인 신들이 야누스와 베스타로 야누스는 문의 정령이며 베스타는 난로의 여신이자 가정의 여신으로 숭배받았습니다.

마르스

이외에도 로마 왕국의 라틴인들은 원시 인도유럽 신화에서 최고 신인 하늘과 번개의 신을 유피테르라고 부르며 최고 신으로 섬겼습니다. 그리고 유피테르 다음으로 마르스를 최고의 신으로 취급했습니다. 라틴인에게 마르스는 전쟁의 신이자 농업의 수호자로 로마 왕국의 평화와 안녕을 수호하는 신이었습니다. 마르스는 로마군에게 전쟁의 신으로서 최고신으로 숭배받았고 농민들에게 농사가 시작되는 3월과 농사가 끝나는 10월 축제로 숭배받았습니다. 로마는 이외에도 수많은 집단 단위의 신들을 숭배하며 집단 공동체 의식을 강화했습니다.

로마 사제

로마 왕국은 로마 신화를 종교로 이용해 국가 결집을 꾀했습니다. 그래서 로마 왕국에게 종교를 유지할 단체가 필요했고 로마 왕국의 지배자들은 신전을 지어 백성을 로마 종교로 뭉치게 만들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신전을 사제단이 관리하고 대사제가 사제단을 통솔해 로마 종교를 총책임지는 자리에 앉혔습니다. 사제단들은 국가 제례와 종교행사를 담당해 일정을 관리했으며 종교행사에 대한 달력을 만들어 백성들에게 알렸습니다.

• 그리스 신화 흡수

로마 공화국 이탈리아 통일

에트루리아 패권 하의 로마 왕국은 로마 신화를 종교로 이용하면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기원전 500년대에 북방 갈리아 민족이 이탈리아 반도로 침공해 에트루리아와 로마 왕국을 쇠퇴하게 만들었습니다. 갈리아 민족이 로마 왕국의 기록을 말살해 로마 왕국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로마 왕국은 대침입으로 혼란스러웠고 왕국이 멸망한 후 공화정이 들었습니다. 로마 공화정으로 새롭게 탄생한 로마 공화국은 이후 활발한 확장 정책을 펼쳤습니다. 로마 공화국은 에트루리아가 쇠약해지자 그 힘의 공백을 빠르게 채워나갔습니다. 로마 공화국은 로마 공화국을 위협하는 라틴인들과 북방 이민족들을 격퇴하고 이탈리아 중부를 재패했으며 국력을 키워 결국 에트루리아를 흡수해 이탈리아 북부를 차지했습니다. 이후 로마 공화국은 이탈리아 남부의 메갈리 엘라다Μεγάλη Ἑλλάς를 공격했고 그리스의 헬레니즘 제국과 전쟁 끝에 이탈리아 남부를 차지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이후로도 로마 공화국은 확장해 포에니 전쟁으로 지중해의 강대국인 카르타고를 멸망시킨 후 마케도니아 지역으로 진출했습니다. 그리스를 점령해 헬레니즘 문화를 꽃피운 마케도니아 제국은 결국 로마 공화국에 멸망했고 로마 공화국은 마케도니아 지역을 속령으로 지정하면서 헬레니즘 문화를 받아들였습니다. 당대 가장 찬란했던 헬레니즘 문화는 그리스 신화와 그리스 문명에 기원을 두고 있었고 헬레니즘 문화는 그리스 신화를 동시에 전파했습니다. 로마 공화국은 그리스 신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로마 토착 신화를 밀어내고 그리스 신화를 로마 신화의 주축으로 삼기도 했습니다. 로마인들은 로마 신화의 신을 그리스 신화의 신에 대입했고 그리스 신화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혹은 그리스 신화의 후속 내용으로 로마 신화 내용을 삽입하기도 했습니다. 로마인들은 그리스 신화를 원전으로 로마 신화를 발전시켰고 때문에 오히려 그리스 신화가 바탕이 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때문에 로마 신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로 불리며 그 내용은 그리스 신화가 절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