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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일반생물

인어에 대한 고찰

by 롱카이 2023.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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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어는 정체가 무엇일까?
인어전설
인어전설

전세계 이야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상반신은 물고기에 하반신은 물고기인 인어입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인어 전설은 대부분의 문명에 등장하는 전설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고등 문명 중 이집트 문명에만 인어전설이 없고 다른 문명은 모두 인어 전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다가 아니더라도 동유럽 숲에서 루살카, 서아프리카 밀림에서 마마 와타, 카메룬 밀림에서 젠주, 남아프리카 밀림에서 응주주, 아마존 강에서 이라라가 존재하며 심지어 이누이트인들도 인어를 믿습니다.

유럽인이 기록한 인어 출현 기록
유럽인이 기록한 인어 출현 기록

또 대항해 시대 이후 유럽인들은 전세계 바다를 돌아다니며 인어를 기록했습니다. 단순히 고래나 매너티를 잘못 본 것이 아닌가 할수도 있지만 우선 인어라는 기록이 존재하고 어떤 기록은 매너티와 인어를 구분해서 기록했습니다. 물론 일부는 직접 목격담이 아닌 현지인의 전설을 기록한 것입니다만 그래도 흥미로운 편입니다.

산해경 저인국 인어
산해경 저인국 인어

또한 동아시아에서도 인어가 나오는데 중국에서 인어기름으로 만든 초는 꺼지지 않아 진시황릉을 건설할 때 인어기름으로 지하를 환하게 밝혔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남해에도 수많은 인어 전설이 있고 일본과 류큐, 베트남에도 있습니다. 이것이 중국 영향이라고 가정해도 인도에도 인어 전설이 있어 참 신기합니다. 그래서 인어의 정체는 항상 논란거리였고 인어가 본디 어떤 존재였는지 추측이 많습니다. 한번 볼까요?
 
 
 

  • 인어는 듀공이나 매너티이다
서인도 매너티(초록), 아마존 매너티(빨강), 서아프리카 매너티(주황), 듀공(파랑)
서인도 매너티(초록), 아마존 매너티(빨강), 서아프리카 매너티(주황), 듀공(파랑)

인어는 듀공이나 매너티를 보고 인간이라 착각한 것이라는 가설은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가설입니다. 그리고 듀공과 매너티 서식지를 보면 유럽을 제외한 지역은 인어전설과 듀공, 매너티 서식지와 많이 겹칩니다. 특히 듀공은 태평양과 인도양 전체에 넓게 서식하는 동물이기에 아시아 신화에 나오는 인어 전설의 모체일 수도 있습니다.

듀공
듀공

산해경 속 인어는 남해에 사는 인간들인데 타이완 해협과 하이난 해역에 듀공이 살며 가끔 오키나와로도 북상합니다. 또한 힌두 신화에서 비슈누가 인어로 변해 세상에 나타났다는 신화는 인도 해역에 듀공이 살고 있기에 의미심장하며 지금은 사라졌지만 고대에는 페르시아만 전체에 듀공이 살았기에 메소포타미아에서 인어전설이 나온 것도 설명 가능합니다.

매너티
매너티

매너티는 듀공과 다르지만 생김새만 본다면 정말 비슷해보입니다. 또한 본디 대서양에 살던 생물로서 카리브해에 서식하고 일부는 민물로 진입해 아마존 강이나 서아프리카의 수많은 강에 진입해 서식합니다. 이 듀공과 매너티는 지금 보면 인어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인어와 비슷하다고 착각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매너티 이름의 유래는 카리브해 원주민들이 매너티가 뭍 위 바위에서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보고 유방이라 부른 것에서 따른 것입니다.

물 위에서 본 매너티
물 위에서 본 매너티

또 멀리서 보면 인어처럼 보이네요. 좀 뚱뚱해보이긴 하지만 듀공과 매너티의 큰 입을 물 위에서 바라보면 마치 사람 머리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뱃사람들이 이를 보고 듀공과 매너티를 사람머리가 달린 물고기라 생각했고 사람 상반신에 물고기 하반신인 동물로 생각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또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이 콜럼버스의 기록인데, 카르비해에서 인어를 찾던 콜럼버스는 인어를 발견하고 가까이 가 얼굴을 확인하니 사람같지 않고 못생겼다고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콜럼버스와 원주민이 말한 인어가 매너티라는 주장이 힘이 있습니다.
 
 
 

  • 인어는 해녀이거나 해양 유목민이다
해양 유목민 바자우 민족
해양 유목민 바자우 민족

이 주장도 흥미로운 주장입니다. 예로부터 바다에서 유목생활을 하던 민족이 있었고 뱃사람들은 그 민족을 만나고는 인어라고 생각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지금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해역에서 바자우 민족이 생활을 영위하는데 바자우 민족은 현재 유일한 해양 유목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 해녀 기록화
일본 해녀 기록화

또 해녀나 해남 등 바닷 수산물을 채취하는 직업을 가진 나라들도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물 속에 오래 잠수하며 활동하는 해녀나 해양 유목민을 보고 인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과 아프리카에는 그런 직업이 없기에 설명이 불가능하고 이는 동아시아의 인어전설의 모태로 생각됩니다. 중국 산해경의 저인국 인어들은 실을 짜고 진주를 얻어 이를 뭍에 팔아 생계를 꾸렸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면 인간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인어는 돌고래이다
쇠돌고래
쇠돌고래

듀공과 매너티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는 주장입니다. 특히 부리가 짧은 쇠돌고래라면 머리가 전반적으로 둥굴고 웃는 인상이어서 가까이 가도 인어로 착각할 만합니다. 또한 고주파 소리를 언어로 의사소통하는 돌고래 소리는 사람도 어느 정도 들을 수 있으며 이는 바다 한가운데서 노래로 사람을 홀리는 인어 전설과 비슷합니다. 또한 태평양-인도양에는 소위 상괭이라는 작은 쇠돌고래가 살고 있어 인어와 흡사해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쇠돌고래는 바다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흔한 돌고래로 이 덕분에 인어전설이 어디에서나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가정이 있습니다.

강에서 서식 가능한 돌고래
강에서 서식 가능한 돌고래

다만 강에서 발견된 인어는 돌고래로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강에는 쇠돌고래가 살지 않고 주둥이가 긴 강돌고래가 서식하는데 강돌고래는 인어와 모습이 매우 다르고 원주민들도 인어와 강돌고래를 구분해 부릅니다. 물론 상괭이나 이라와디 돌고래 등 강에서 서식가능한 쇠돌고래도 있지만 아마존 강과 아프리카 강에는 존재하지 않아 이를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강에서 발견된 인어는 미스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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