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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일반생물

용에 대한 생물/해부학적 고찰

by 롱카이 2023.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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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의 종은 무엇인가?
드래곤처럼 생겨 화제였던 새끼 파키케팔로스 화석
드래곤처럼 생겨 화제였던 새끼 파키케팔로스 화석

이번에는 생물학적으로 접근해보겠습니다. 용龍이 실존하는 동물이라고 가정한 후, 탐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용龍의 생물학적 위치를 지정해야 합니다. 즉 어류인가 파충류인가 포유류인가부터 따져보고 근연종을 알아보며 용龍의 계통분류학적 위치를 추적해보겠습니다. 현대 계통분류학에서는 유전자 일치도를 비교해 계통을 분류하지만 용龍은 지금 없고 화석도 없으니 고전 계통분류학 방법인 보고 비슷한 동물끼리 연관짓기로 추적해보겠습니다.

귓바퀴(외이)는 포유류에만 유일하게 존재한다
귓바퀴(외이)는 포유류에만 유일하게 존재한다

그럼 용龍의 생김새부터 다시 정리해보죠. 낙타 머리, 돼지 코, 멧돼지 이빨, 수염, 토끼 눈, 사슴 뿔, 소 귀, 벼슬, 뱀 몸, 잉어 비늘, 조개 배, 호랑이 앞발, 독수리 발톱이 용龍의 생김새이죠. 그리고 우리는 여기서 용이 어류,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 중 어느 종에 속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용龍은 포유류입니다. 그 이유는 소처럼 생긴 귀는 곧 귓바퀴를 의미하고 귓바퀴는 포유류에만 존재하는 특징이죠.

파충류(좌)와 포유류(우)
파충류(좌)와 포유류(우)

포유류를 제외한 종은 고막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고막 뒤는 더 다릅니다. 어류, 양서류, 파충류는 고막 뒤에 등자뼈 하나만 있는 반면 포유류는 하악관절골(아랫턱 관절 뼈)가 망치뼈가 되어 고막 바로 뒤로, 방형골(윗턱 관절 뼈)가 모루뼈가 되어 망치뼈와 등자뼈 사이에 위치했습니다. 이는 포유류 턱관절 이동에 편리를 제공했고 동시에 세 귓속뼈가 진동하며 소리를 증폭해 청력이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아직 왜 포유류만 귓바퀴(외이)가 있는지 연구결과가 발표되지는 않았는데 아마 턱뼈 발달이 턱근육 형태를 축소시켰고 빈 공간에 귓바퀴 근육이 생긴 것이 아닐까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여튼 귓바퀴가 있다는 것은 명백하게 포유류임을 증명합니다.

포유류 외 동물은 총배설강을 가진다
포유류 외 동물은 총배설강을 가진다

잉어 비늘은 천산갑처럼 비늘이 있는 포유류가 있기에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이고, 그럼 알은 뭐냐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용龍 특징으로 알을 낳는다라고 하는데 포유류는 새끼를 낳죠. 근데 알을 낳는 포유류가 지금도 존재합니다. 단공류라는 분류에 속하는 동물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총배설강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구멍이 2개로 배설(오줌)&생식을 담당하는 구멍 하나와 배출(배변)을 담당하는 구멍 하나 이렇게 2개 구멍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는 구멍이 하나로 배설, 생식, 배출 모두 한 구멍으로 해결합니다. 이를 총배설강이라 부르죠.

가시두더지 알
가시두더지 알

그런데 단공류는 원시 포유류로 아직 구멍이 분리되지 않아 총배설강 하나이며 생식기관도 자궁이 아닌 알집입니다. 오리너구리와 가시두더지가 단공류로 포유류임에도 알을 낳죠. 그래서 알을 낳는 용龍은 단공류, 혹은 단공류와 유사한 원시포유류라 특정할 수 있습니다. 대신 현존하는 단공류는 오리너구리과와 가시두더지과이며 멸종한 것으로 밝혀진 단공류 콜리코논과와 스테로포돈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2억년 전에는 단공류 외에도 모든 원시포유류들은 알을 낳는 동물이었습니다. 1억 4000만년 전 유대류가 등장하면서 새끼를 베고 기르는 포유류가 등장한 것이죠.
 
 
 

  • 용龍은 포유류 중 어느 위치에 있었을까
단궁류(위 3종)과 포유류(아래 1종)
단궁목 분류

육상에 적응한 양막류(배아에 막이 있는 동물)는 단궁류와 석형류 둘로 분류되며 단궁류는 반룡류, 수궁류 둘로 분류되며 수궁류은 또 건치류와 포유류로 분리되었습니다. 그렇게 포유류는 2억년 전 트리아스기에 등장해 그 안에서도 수많은 종으로 분리하며 진화했습니다. 정리하면 양서류->양막류->단궁류->수궁류->포유류 순으로 진화한 것이죠.

포유류 진화도
포유류 진화도

그리고 포유류는 중생대인 공룡시대 때 수많은 종이 등장하고 사라졌습니다. 공룡시대 때 수많은 원시포유류들이 등장했고 그 중 현재 살아남은 종이 단공류, 유대류, 태반류 세가지 종인 것이죠. 그리고 포유류 진화도와 포유류 종 분류는 결국 포유류 화석이든 실물이든 발견하고 나서 분류하는 것이기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수많은 포유류들은 종 분류조차 되지 않고 있죠.

원시포유류는 중생대 때부터 존재했습니다
원시 포유류는 중생대 때부터 존재했습니다

이를 이해한 후 용龍을 보면 어쩌면 용龍은 단공목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신생대에도 살아남은 원시포유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 현재 단공류는 귓바퀴가 없는데 원시포유류는 귓바퀴가 존재하기에 용龍 역시 귓바퀴가 존재한 원시포유류라고 하면 모든 것이 설명됩니다.

비늘, 털, 깃털은 모두 같은 뿌리를 두고 있다
비늘, 털, 깃털은 모두 같은 뿌리를 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비늘도 해보겠습니다. 털, 비늘, 깃털 모두 뿌리가 같으며 모공에서 케라틴이 어떻게 발현되느냐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 것일 뿐입니다. 케라틴은 단단한 단백질로 인간 손톱이 케라틴으로 구성된 경우입니다. 그래서 모공에서 케라틴이 넓게 발현되는 것이 물고기와 파충류의 비늘이며, 얇고 길게 발현된 것이 털이고, 수많은 얇은 케라틴 선이 동시에 뻗어나간 것이 깃털입니다. 즉, 모공에서 생성된 케라틴 형태에 따라 비늘, 털, 모공이 결정되는 것이죠.

천산갑은 돌연변이로 털이 아닌 비늘이 생성된 포유류이다
천산갑은 돌연변이로 털이 아닌 비늘이 생성된 포유류이다

그렇기에 포유류는 케라틴이 얇고 길게 뻗어 털이 되는 것인데, 돌연변이로 케라틴을 넓게 발현하면 그게 비늘이 되는 것입니다. 천산갑이 대표적인 예시로 돌연변이로 인해 케라틴을 얇고 길게 뻗게 하는 단백질이 억제되고 파충류처럼 케라틴이 넓게 발현되어 비늘을 가진 것이죠. 용龍 역시 마찬가지로 돌연변이로 인한 비늘 발현이 일어난 경우이겠습니다.
 
 
 

  • 용龍이 그래서 어떻게 생겼을까
성적이형성이 분명한 사자
성적이형성이 분명한 사자

그럼 용龍이 포유류, 그것도 원시 포유류라고 가정하고 한번 용龍의 생김새를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리고 기록에 따르면 용龍도 암수구분이 있는 성적이형성을 띄고 있네요. 수컷 용龍의 경우, 뿔 끝이 뿔뿌리보다 두껍고 갈기(아마 턱 밑 수염을 말하는 것일겁니다)가 뾰족하며 비늘이 많이 겹쳐 있다고 하며 암컷 용龍의 경우, 코가 반듯하고 갈기가 부드러우며 비늘이 떨어져 있고 꼬리 끝이 두껍다고 합니다. 이 특징을 잘 살려서 한번 상상해보겠습니다. 아래에 제가 한번 그려봤습니다.

수컷 용
수컷 용

먼저 수컷 용龍입니다. 코뿔소처럼 하늘로 뻗되 덜렁이는 코, 사슴처럼 뒤를 향하며 길고 끝으로 갈수록 두꺼워지는 뿔, 턱 밑 수염(수염이라고 표현하는데 더 자세한 기록에서는 쳐진 피부가 수염처럼 생겼다고 하네요. 그래서 처진 피부가 수염처럼 뾰족한 것으로 묘사했습니다), 소처럼 긴 귀, 이마부터 목까지 이어진 벼슬, 비늘, 뱀처럼 마디가 있는 배, 짧은 앞발과 긴 뒷발 특징을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용은 비늘이 81개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이건 숫자 9를 신성시 여긴 중국에서 9X9=81을 신성한 수로 여겨 추가한 설화인 것 같습니다. 대신 역린은 진짜 존재한 것 같아 아랫턱과 목 사이에 역린이 있다고 가정했습니다. 또 몸통 비늘 크기는 목과 다리, 꼬리 비늘 크기보다 크게 했습니다. 비늘이 달린 동물은 모두 몸통 비늘이 가장 커 이를 반영한 것입니다.

암컷 용
암컷 용

다음은 암컷 용龍입니다. 용龍의 전반적인 생김새는 살리고 암컷 용龍의 특징인 가지런한 코와 두꺼운 꼬리를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뿔, 벼슬, 턱 밑 피부도 작고 둥글게 표현했습니다. 대부분의 동물이 수컷은 말단이 크고 뾰족하고, 암컷은 작고 둥근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경우 남자 손과 발이 크고 길며, 여자 손과 발이 작고 짧은 것이 나타나죠. 이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성장호르몬을 촉진해 수컷이 더 많이 성장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용龍 역시 그 특징을 공유할 것이라 생각해 암컷은 피부 덩어리를 둥글고 작게 표현했어요. 참고로 두 그림의 비늘은 똑같은데 그냥 일일이 다시 그리기 귀찮아서 비늘은 다시 안 그리고 재활용했습니다.

수컷 용 채색
수컷 용 채색

그리고 용龍 피부색은 모르겠네요. 예전에 용龍 피부색이 회색과 파란색 사이 색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출처를 찾지 못했어요. 그래도 2024년이 청룡이라 하니 푸른색에 가까운 색으로 가정해보고 칠해보겠습니다. 완전히 새파란 색보다는 어두운 색으로 하니 포식자다워서 어두운 푸른색으로 색칠했습니다.

암컷 용 채색
암컷 용 채색

그래서 회청색으로 칠했는데, 양쯔강악어 색을 참고했습니다. 양쯔강악어 피부색은 회색과 파란색, 초록색 사이 그 어딘가의 색으로 참 오묘한 색이더군요. 그래서 양쯔강 악어에게서 빛나는 회색과 파란색을 섞어 색을 완성했는데 음, 물에 사는 동물이 가질 만한 보호색 같기도 하네요. 제가 색칠은 자신이 없어 이 정도로 표현했습니다. 실사처럼 그리고 싶지만 실력이 따라주지 않네요.
 
 
 

  • 골격도 생각해보자
용 골격
용 골격

이대로 끝내기는 아쉬워 이번에는 골격을 상상해보겠습니다. 용龍이 포유류라고 가정했기에 골격 역시 포유류 골격으로 그려봤습니다. 포유류는 골격에도 특징이 나타납니다. 우선 두개골부터가 다릅니다. 눈구멍이 뚫려있지 않고 막혀있으며 관자놀이 안으로 턱뼈가 쏙 들어가며 귀 위치가 움푹 들어가 있어 귓바퀴 근육이 자리잡을 공간을 마련합니다. 그래서 용龍 역시 마찬가지로 포유류 특징을 살렸습니다. 전체 형태는 개 두개골, 뿔과 눈은 사슴 두개골, 코는 돼지 두개골을 참고해 그려봤습니다.

기린도 목뼈는 7개이다
기린도 목뼈는 7개이다

그리고 용龍은 포유류이기 때문에 목뼈가 7개입니다. 포유류는 목뼈가 7개이며 나무늘보와 매너티만 7개가 아닙니다. 여튼 포유류는 목뼈가 7개라는 특징을 공유하기에 용龍 목뼈도 7개로 그렸습니다. 또 이빨이 앞니, 송곳니, 어금니로 분화되어 있고(인간도 앞니 8개, 송곳니 4개, 어금니 16개+사랑니도 어금니 일부로 4개로 치아가 분화되어 있죠.) 척추 역시 경추(목), 흉추(어깨), 요추(허리), 미추(꼬리) 4개로 분화되어 있기에 이를 표현했습니다.

착지하는 수컷 용
착지하는 수컷 용

이를 정리해서 한번 역동적인 자세로도 그려봤는데 개인적으로 이게 가장 마음에 드네요. 수컷 용을 표현한 것이고 높이 점프해서 착지할 때의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 상상으로 표현해본 용
당나라 청룡도
당나라 청룡도

지금까지 그저 용龍이라는 동물이 실존했다면 어떻게 생겼을까?를 가정하고 상상해본 것입니다. 당연히 학술적 가치는 전혀 없고 그저 유머이죠. 그저 어릴 때 용龍이 실제로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어린 꿈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 이렇게 어릴 적 꿈을 표현해보네요. 이것으로 용龍에 대한 이야기를 마칩니다. 2024년 청룡의 해를 기다리며 한번 용龍에 대한 글을 연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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