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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일반생물

용의 자취를 뒤따라가보자

by 롱카이 2023.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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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龍의 원형을 찾아서
청나라 시대의 용
청나라 시대의 용

여기서는 용龍이 실존했다고 가정하고 용龍의 생김새와 특징을 역으로 추적해보려고 합니다. 그냥 재미삼아 해보는 일로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포스팅에는 그 어떤 공인된 근거도 없고 그냥 제 뇌피셜이거든요. 그리고 어짜피 용龍이 실존한다고 확신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만약?이라고 가정한 것일 뿐입니다.

당나라 시대 용장식
당나라 시대 용 장식

각설하고, 용龍은 시대가 지남에 따라 여러가지 요소들이 추가되었기에 고대 시대에 묘사한 용龍과 후대에 묘사한 용龍은 형태가 많이 다릅니다. 당장 위의 청淸대 용과 당唐대 용의 모습이 많이 다르죠. 청淸대 용은 누가봐도 상상의 동물이라면 당唐대 용은 뭔가 실제 동물의 형태가 잡혀있습니다. 이처럼 용龍은 옛날로 갈수록 형태가 분명하게 잡혀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옛날로 추적하며 용龍의 생김새를 추적할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용龍을 묘사한 것이 있는지 추적해보겠습니다.
 
 
 

  • 용龍이 실존했다면, 중국에서 언제 멸종했을까?
주나라
주나라

만약에, 용龍이라는 존재가 실존했다면 언제 사라졌는지, 즉 멸종했는지 특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화베이華北 지방이 변해 야생동물이 자취를 감춘 시기를 용龍이 중국 문명에서 더이상 발견되지 않는 시기로 가정해보겠습니다. 실제로 황허黃河 주변에 상나라가 건국된 이후 조금씩 밀림이 개간되어 사람들이 사는 도시로 변했으며 어느순간 화베이華北 지방에 밀림이 완전히 사라지고 대평야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를 찾아볼게요.

여전히 밀림이었던 주나라 말기
여전히 밀림이었던 주나라 말기

상商나라는 공식적인 중국 최초의 국가였지만 마야 왕국처럼 거대한 밀림 사이로 작은 도시들이 듬성듬성 있으며 그 도시국가들이 가장 강한 도시국가 은허殷墟의 간접지배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기록에 코끼리 상아로 궁궐을 장식하고 코뿔소를 사냥해 고기를 먹고 가죽으로 갑옷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남아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상商나라 도시 유적지에서 코끼리와 코뿔소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주周나라로 가면 코끼리 상아로 사치스러운 장신구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와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코뿔소를 사냥하고 갑옷을 만들어 병사들에게 나누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즉, 이때까지만 해도 화베이華北은 밀림지대였다는 것입니다.

중국 온대밀림 지역(지금은 소멸)
중국 온대밀림 지역(지금은 소멸)

그러나 기원전 약 1000년전부터 기원전 약 200년전까지 지구 기온은 하강했습니다. 그리고 기원전 1046년 무왕이 상商나라 주왕을 몰아내고 주周나라를 건국했으며 이후 혼란에 빠진 주나라(왜 혼란에 빠졌는지는 기록이 없어 모릅니다)는 기원전 770년 분열해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춘추전국시대 때 나온 기록에 따르면 화베이華北 기온이 내려가고 토양이 척박해져 북쪽에서 천천히 밀림이 사라졌고 남은 밀림도 농민들이 먹고 살기 위해 더 많은 땅을 개간하고자 불질러 제거하고 농지로 만들었기에 빠르게 사라졌습니다.

평야였던 전국시대 화베이
평야였던 전국시대 화베이

이를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이 춘추시대 때 전쟁을 하려면 수많은 밀림과 늪지대를 헤쳐나가야 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병력이 낙오되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전국시대 말기면 풀도 자라지 않는 황량한 땅이 많아 군대를 기동했다는 기록이 많이 나옵니다. 즉, 춘추전국시대 때 전지구적인 기온하강으로 북부 밀림이 소멸하고 동시에 토질이 척박해져 농민들이 남은 밀림도 개간하고, 수차례의 전쟁으로 땅이 황폐화되어 화베이華北 지방에서 밀림이 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 중국 밀림
현대 중국 밀림

그래서 전국시대를 끝낸 진秦나라 때 기록에 따르면 화베이華北 지방은 끝도 없는 초원이며 농사가 잘 되어 많은 세금을 걷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진秦나라 시기부터 코끼리象와 코뿔소犀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화베이華北에서 사라진 것이며 코끼리象는 양쯔강 일대 밀림(당시에는 남만南蠻이라 불린 곳)에서 상아를 특산물로 받았다는 기록으로만 나오며 코뿔소犀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흥미롭게도 용龍을 보고 사육했다는 기록도 진秦부터 완전 소멸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 따르면 춘추전국시대 때 용龍이 멸종하지 않았을까 생각하네요.
 
 
 

  • 춘추전국시대까지의 용龍 묘사
상나라 청동칼 손잡이 용장식
상나라 청동칼 손잡이 용장식

그래서 춘추전국시대 때 용龍이 멸종했다고 가정하고 그 시기에 용龍을 어떻게 묘사했는지 봅시다. 가장 오래된 중국 왕조인 상商나라 유물부터 살펴보면 용龍을 형상화한 장식이 많습니다. 위 유물 외에도 많으니 한번 보죠.

상나라 용장식
상나라 용장식
상나라 용장식 그릇
상나라 용장식 그릇
상나라 청동술잔 용덮개
상나라 청동술잔 덮개 용장식
상나라 청동용
상나라 청동용
상나라 용 옥장식
상나라 용 옥장식
상나라 용모양 걸이
상나라 용모양 걸이

다음은 주周나라와 춘추전국 시기의 용장식을 한번 보겠습니다.

주나라 용장식(좌측 상단 2개는 호랑이)
주나라 용장식(좌측상단 2개는 호랑이)
주나라 용장식 걸이
주나라 용장식 걸이
주나라 용과 호랑이 그림
주나라 용과 호랑이 그림
춘추전국시대 용장식
춘추전국시대 용장식
전국시대 용장식
전국시대 용장식
전국시대 용 조각상
전국시대 용 조각상
전국시대 용머리
전국시대 용머리

음, 용龍의 형태를 알듯말듯 잘 모르겠네요. 뭔가 가닥은 잡혀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 추상적이어서 어떻게 생겼는지 잘 추정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의 용 그림 사례를 참고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더군요. 마침 용龍이 아닐까 추측이 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 메소포타미아의 용
우루크 시대 사자머리 용과 사자머리 독수리
우루크 시대 사자머리 용과 사자머리 독수리

신기한 점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고대 이란에도 용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왔다는 점입니다. 물론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란 문화는 여러 동물들을 섞어 완전 환상종을 창조한다는 특징이 있기에 묘사된 동물이 실존하던 동물인지, 아니면 환상종인지 분간이 힘듭니다. 그리고 여러 동물 요소를 추가해(특히 날개를 달아 강력함을 표시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본래 생명체 모델을 특정하기 좀 힘듭니다. 그래도 흥미로운 유물이 많습니다.

용을 탄 신 진흙조각
용을 탄 신 진흙조각
아카드 시대 용을 탄 신 부조
아카드 시대 용을 탄 신 부조
날개달린 용이 끄는 썰매
날개달린 용이 끄는 썰매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신들이 용을 타고 다닌 묘사가 있습니다. 묘사하기를 용은 신만이 타는 동물로 묘사합니다. 그리고 용 형태는 뿔이 달리고 목과 몸통이 길쭉한 동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묘사한 용 생김새가 중국 용龍 생김새와 정말 비슷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신이 탑승한 바슈무
신이 탑승한 바슈무

그리고 바슈무𒈲𒊮𒉣𒇬라는 괴물도 등장하는데 뿔과 2개의 앞다리를 가졌고 기록에 따라 한쌍의 날개 역시 가진 거대한 뱀으로 아카드 시대 때부터 기록에 등장합니다. 그래서 신들은 바슈무𒈲𒊮𒉣𒇬 뱀을 타고 다니며 영웅들이 사악한 바슈무𒈲𒊮𒉣𒇬를 무찌르는 영웅담의 단골소재로 이용됩니다.

무슈슈 조각
무슈슈 조각
마르둑과 무슈슈
마르둑과 무슈슈
마르둑 주변의 무슈슈
마르둑 주변의 무슈슈

시간이 흘러 수메르 지역을 통일한 바빌로니아는 마르둑𒀭𒀫𒌓을 주신으로 섬겼는데 마르둑𒀭𒀫𒌓을 상징하는 동물이 무슈슈𒈲𒍽였습니다. 그리고 무슈슈𒈲𒍽는 용으로 번역되며 중국 용龍과 닮았습니다.

무슈슈 조각
무슈슈 조각
이슈타르 문의 무슈슈
이스타르 문의 무슈슈

무슈슈𒈲𒍽는 머리 위에 한쌍의 뿔이 달려있고 목과 꼬리는 뱀처럼 길쭉하며 비늘이 나 있고, 앞발은 사자 앞발에 뒷발은 독수리 뒷발을 가지고 있다고 기록했습니다. 근데 글로 묘사한 것을 포함해 조각과 그림을 보면 전반적으로 용龍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머리는 개나 낙타처럼 이마가 솟아오르고 코가 낮으며, 한쌍의 뿔이 달려있고, 목이 길쭉하고, 목 뒤에 갈기가 달려있고, 앞발은 고양이과 맹수 앞발에 뒷발은 날카로운 매 발톱이며, 온몸이 비늘로 덮여있고, 꼬리가 길쭉합니다. 이건 중국이 묘사한 용龍과 같은 특징입니다. 물론 다른 점도 있습니다. 혀가 뱀처럼 갈라졌다는데 중국 용龍은 혀에 대한 묘사가 없어 알 수 없고 무슈슈𒈲𒍽 뿔 뒤에 둥근 건 귀 같은데 정확하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여튼, 무슈슈𒈲𒍽와 용龍 특징이 정말 비슷해 혹시 무슈슈𒈲𒍽가 용龍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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