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자연: 무지개, 하늘과 땅을 잇는 길

• 보기 귀한 무지개

쌍무지개

무지개는 공기 중에 수많은 물방울들이 있는 상태에서 햇빛이나 달빛이 굴절과 반사로 색이 분리되어 형성됩니다. 때문에 무지개가 생기려면 기본적으로 공기 중에 물방울들이 있어야 하므로 언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또 공기 중에 물방울이 있더라도 그 물방울이 많으면 뿌연 안개가 되고 빛이 굴절과 반사가 되지 않아 흐리기만 합니다. 무지개가 완성되려면 공기 중 물방울 농도가 적당해야 하며 강한 햇빛이나 달빛이 비춰야 하죠. 그마저 달빛은 은은하며 밤 시야가 매우 어두운 인간은 밤 무지개를 보지 못해 낮 무지개밖에 보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무지개를 볼 확률은 매우 희박하죠. 그래서 무지개를 보면 운이 좋은 편이었고 무지개는 행운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 하늘에서 땅으로

산 호수 위의 무지개

반원 형태인 무지개는 길고 얇은 띠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는 마치 길처럼 보입니다. 마침 인류는 강 사이를 지나가기 위해 다리를 놓았고 그 다리를 좀 더 아름답게 꾸미려고 둥근 아치형태로 다리를 지었습니다. 거의 모든 문화권의 인간은 둥근 다리를 만들어 뭔가 특별한 다리임을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하늘에 마침 무지개도 둥근 다리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무지개를 보고 누군가가 세운 다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먹구름과 무지개

하지만 무지개는 평소에는 없다가 큰 비가 내리고 다시 햇빛이 쬘 때 생기기 때문에 무지개가 보인다는 것은 먹구름을 뚫고 햇빛이 지상으로 내린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또한 보통 무지개는 꼭대기 부분은 먹구름에 가려져 무지개 일부만 보입니다. 그러므로 무지개는 더더욱 하늘과 지상 사이에 놓인 다리처럼 보입니다. 무지개 윗부분은 먹구름이고 아래는 지상이며 먹구름 사이로 햇빛이 뚫고 나가기 때문에 하늘 위에 있는 존재가 지상으로 가기 위해 내린 다리처럼 보였습니다.

• 오직 신을 위한 교량

무지개를 여러 세계를 잇는 다리라 생각한 북유럽 신화

그래서 인간은 무지개를 보고 하늘에 있는 신이 인간이 모르는 권능으로 무지개를 만들어 지상에 친히 행차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무지개가 뜨면 하늘에 계신 신이 지상을 굽어 살핀다며 즐거워했으며 무지개는 오직 신을 위한 전용 다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은 무지개에 도착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무지개와 가까워지면 보이지 않으며 무지개를 보더라도 타기는 커녕 만지지도 못했습니다. 인간은 이를 두고 신이 인간에게 무지개를 허용하지 않으며 신계와 인간계는 엄연히 다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