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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신화

신화와 동물: 소, 자애로운 권위

by 롱카이 2023.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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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순한 강자, 소
소의 조상 오록소

기원전 유럽 대륙을 지배하던 들소인 오록소의 일부가 인간의 손을 탔고 수세기 시간이 흐르며 사나웠던 오록스 성격이 죽고 온순한 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가축화한 소는 특별히 위해를 가하지 않을 때만 온순할 뿐 공격을 받으면 성격이 나타났습니다. 소는 거대한 뿔을 무기로 달고 다녔고 인간보다 덩치가 크며 힘도 압도적으로 강했습니다. 그래서 승냥이나 늑대 등의 동물은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으며 인간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인간은 소의 심기를 건들지 않으려 노력했고 소의 심기를 건들지만 않으면 소는 인간에게 자비를 배풀며 많은 것을 선물했습니다.



  • 아낌없이 주는 소
가축화된 소

소는 밀농사를 짓는 곳에서 매우 중요한 동물이었습니다. 밀은 재배 면적이 꽤 커 넓은 토지를 다 개간하고 농사를 지어야 했으며 밀을 그냥 먹는 것은 불가능하고 가루를 내서 죽을 끓이거나 빵으로 만드는 등 가공을 거쳐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 때 소가 밀농사와 밀 섭취를 도왔습니다. 먼저 소는 인간보다 힘이 월등히 강해 땅을 뒤집으며 고르는 작업을 능히 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 집단은 밀농지 면적 전체를 개간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개간하다가 힘을 모두 잃어 제대로 개간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소가 쟁기를 끌면 그 넓은 농지를 손쉽게 갈아엎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는 인간보다 월등한 노동력을 인간에게 제공해 밀농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또한 밀가루는 수분이 없어 먹기 좋게 뭉치기 어려웠는데 밀가루를 뭉치게 한 것은 우유였습니다. 소가 제공하는 우유는 그 자체로 마실 수 있는 식량이었고 밀가루를 뭉쳐 빵을 만들거나 우유에 밀가루를 넣어 죽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었습니다. 소는 밀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먹고 사는 것을 도와주었으며 소가 없으면 밀농사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유럽부터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도에 이르는 인도-유럽 문화권은 밀농사에 의존했고 소 역시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인도-유럽 문화권에서 소는 숭배받았습니다.



  • 권능과 자비
라마수

메소포타미아와 이란 문화권에서 소는 사자와 함께 백성을 보살피는 제왕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사자는 압도적 무력으로 적을 무찌르고 백성을 보호하는 무력의 존재였다면 소는 백성이 먹고 사는 것을 살피고 필요한 것은 아낌없이 주는 자비로운 존재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래서 메소포타미아와 이란에서 라마수는 사자 몸통 혹은 소 몸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토르 여신

나일강 주변에서 농사를 짓던 이집트 역시 소가 존재해야 풍족한 생활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대 이집트 시절 소는 풍요와 창조를 상징하는 신격으로 숭배받았습니다. 이마에 삼각형 무늬가 있고 꼬리 끝이 갈라진 수소는 고대 이집트 신화 속 창조신인 프타의 헌신으로 숭배받아 파라오에 버금가는 대우를 받았고 죽어서 미라로 만들어지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또 사랑과 풍요, 미의 여신인 하토르는 암소로 변신 가능하며 자애로운 여신으로 숭배받았습니다.



  • 신의 대리자
인도와 소

고대 인도에서도 소는 숭배받았습니다. 다만 다른 문화권과 달리 고대 인도에서는 소에 계급이 존재했으며 높은 계급의 소는 신이 관리하는 소로 그 자체로 신성한 존재로 숭배받았고 낮은 계급의 소는 일반 소 취급을 당했으며 일부는 도축되어 먹히기도 했습니다. 힌두 신화에서 높은 계급을 받은 소는 흰 암소로 최고신 시바 신이 아끼는 소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함부로 건들 수 없으며 시바 신의 권능이 흰 암소에게 그대로 있기 때문에 흰 암소는 그 자체로 신성시되었습니다. 그 외 소들은 각각 신격에 따라 계급이 존재했고 낮은 계급의 소는 젖을 짜 우유나 버터를 만들어 먹었고 물소같이 신과 관련이 없는 소는 도축되어 먹혔습니다.



  • 힘의 원천
미케네 문명과 황소머리

고대 그리스, 특히 미노스&미케네 문명은 황소를 숭배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터전을 잡은 곳은 땅이 척박해 소를 이용한 농경에 적합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소를 숭배하는 동방 초원에서 왔기에 소를 숭배하는 문화를 유지했습니다. 또한 고대 그리스 지역의 최상위 포식자는 아시아 사자로 힘으로 아시아 사자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황소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전투와 방어라는 원천적 힘을 숭상했던 미케네 문명에서 황소는 전사이자 국왕으로 찬양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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