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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공학/세상을 바꾼 IT

[세상을 바꾼 IT: 태동] 트렌지스터, 더 작고 가볍게

by 롱카이 2024.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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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고 불편한 진공관
Whirlwind computer
Whirlwind computer

20세기 초반에는 진공관이 전자제품에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전구를 닮은 진공관은 0과 1 신호를 보내는 것을 포함해 신호를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었기에 라디오 등 신호를 증폭하는 기계에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이후 1950년대부터 컴퓨터들이 대거 등장하며 0과 1로 구성된 2진수로 계산하는 컴퓨터 논리구조를 구현하기 위해 진공관이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진공관은 우선 부피가 크고 히터를 뜨겁게 가열해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 효율이 좋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진공관으로 만든 컴퓨터는 부피가 크고 전기를 많이 소모하며 뜨거워 가까이 있기 힘들었습니다.
 
 
 

  • 진공관의 단점을 해결한 윌리엄스관
윌리엄스관 구조
윌러엄스관 구조

본디 진공관은 컴퓨터용이 아닌 라디오 등 신호주파수를 증폭하는 소자였습니다. 때문에 컴퓨터에 최적화된 소자가 아니었습니다. 그 문제를 인식한 영국의 프레디 윌리엄스와 톰 킬번은 윌리엄스관이라는 새로운 소자를 개발해 1946년 영국에 특허를 냈습니다. 음극선관의 격자점 위로 정전기 전하를 만들어내는 윌리엄스관은 윌리엄스관 바로 앞에 있는 얇은 금속막에 전하가 읽히며 받은 정보를 저장하는 주기억장치로 활동했습니다. 때문에 윌리엄스관은 컴퓨터의 기억장치Memory로 사용되었으며 1950년대 이후 일부 컴퓨터의 기억장치Memory 소자로 활용되었습니다. 윌리엄스관은 기억장치Memory의 소자로 훌륭한 역할을 수행했으나 컴퓨터 전체의 소자로는 아직 부적합했습니다.
 
 
 
 

  • 진공관보다 더 작은 소자, 트랜지스터
존 바딘(좌), 윌리엄 쇼클리(중), 월터 브래튼(우)
존 바딘(좌), 윌리엄 쇼클리(중), 월터 브래튼(우)

20세기 초 진공관이 세상을 지배할 시절에도 사람들은 진공관의 단점을 파악하고 있었고 진공관보다 더 작고 열방출이 적은 소자를 원했습니다. 1926년 율리우스 에드거 릴리엔펠트가 장효과 트랜지스터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으나 구현하는데 실패했지만 그의 아이디어는 이후 진공관보다 더 작고 좋은 소자에 대한 기본연구가 되었습니다. 그의 연구는 1940년대 미국 벨 연구소의 존 바딘, 윌리엄 쇼클리, 월트 브래튼 세 연구원의 노력으로 빛을 발했습니다.

반도체
반도체

세 연구원은 반도체인 규소에 불순물이 섞이면 반도체 성질이 달라지는 특징에 주목했습니다. 순수한 규소는 전자가 14개입니다. 그런데 전자 수가 14개인 순수한 규소에 전자 수가 13개인 규소를 첨가하면 전자가 하나씩 모자른 상태가 됩니다. 그 상태를 정공이라 부르고 정공인 반도체를 p형 반도체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전자 수가 14개인 순수한 규소에 전자 수가 15개인 규소를 첨가하면 전자가 하나씩 남는 상태가 됩니다. 그 반도체를 n형 반도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n형 반도체와 p형 반도체를 연결한 뒤, 정방향(p -> n)으로 전압을 걸면 n형 반도체에 남는 전자가 p형 반도체로 이동하며 전류가 흐르고 역방향(n -> p)으로 전압을 걸면 전류가 흐르지 않습니다.

트랜지스터 구조
트랜지스터 구조

여기에 n형 반도체 사이에 p형 반도체를 끼우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집니다. 역방향으로 전압을 걸면 당연히 전류가 흐르지 않지만 정방향으로 전압을 걸면 다른 일이 벌어집니다. 약한 전압을 걸면 첫번째 n형 반도체에서 p형 반도체로 전류가 흐르는데 전압 세기를 더 강하게 하면 첫번째 n형 반도체에 있던 전자 중 일부가 p형 반도체를 통과해 두번째 n형 반도체로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전류가 첫번째 n형 반도체에서 p형 반도체로 흐르는 것과 더불어 첫번째 n형 반도체에서 두번째 n형 반도체로 흐르는 현상도 발생합니다. 이는 곧 증폭을 의미합니다.

트랜지스터 종류
트랜지스터 종류

이렇게 2개의 n형 반도체 사이에 p형 반도체를 끼운 소자를 트랜지스터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2개의 p형 반도체 사이에 n형 반도체를 끼운 트랜지스터도 존재합니다. 이를 각각 p-n-p 트랜지스터, n-p-n 트랜지스터라고 부릅니다. 트랜지스터는 규소 결정을 이용해 만든 소자로 진공관보다 크기도 훨씬 작으면서 따로 열을 가할 필요가 없어 히터Heater가 존재하지 않아 열방출 문제와 전기효율 문제가 해결되는 소자입니다.
 
 
 

  • 트랜지스터 덕분에 더 작고 가벼워진 컴퓨터
진공관보다 훨씬 작고 효율이 좋은 트랜지스터
진공관보다 훨씬 작고 효율이 좋은 트랜지스터

존 바딘, 윌리엄 쇼클리, 월터 브래튼 세 물리학자는 1947년 트랜지스터를 발명했고 1956년 진공관보다 더 효율적인 소자를 발명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트랜지스터는 빠르게 진공관을 대체하는 소자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라디오 등 증폭기능을 하는 소자로 활용되었습니다. 물론 그 덕분에 라디오 크기는 이전보다 훨씬 작아지고 가벼워졌으며 진공관 라디오를 틀 때 나오던 소음과 열이 없어 쾌적하게 음악을 청취할 수 있었습니다.

TRADIC
TRADIC

허나 이내 트랜지스터는 0과 1 신호를 전달하는 2진법이 가능한 소자임을 활용해 컴퓨터에 진공관 대신 트랜지스터를 이용하는 시도가 일어냈습니다. 1951년 미국 벨 연구소는 연구소에서 발명된 트랜지스터를 이용해 컴퓨터를 개발해봤습니다. 벨 연구소에서 미공군이 요구한 스펙의 컴퓨터를 개발하는데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것입니다. 그 컴퓨터는 TRADIC으로 1954년 완성된 TRADIC은 과연 이전 컴퓨터보다 훨씬 가벼워 미공군의 B-52 폭격기 안에 수납이 가능했습니다. 미공군은 가볍고 발열이 적으며 에너지 효율이 좋은 TRADIC에 만족했고 B-52 폭격기 등 전술기에 탑재해 공중에서 컴퓨터 계산을 하는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IBM 608
IBM 608

이어 상업용 컴퓨터 개발에 몰두한 IBM도 트랜지스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컴퓨터 부피와 전력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IBM은 1957년 IBM 608이라는 컴퓨터를 출시했으며 IBM 608은 진공관이 하나도 없고 트랜지스터만 있는 컴퓨터였습니다. 3,000개의 저마늄 트랜지스터를 소자로 이용한 IBM 608은 진공관 컴퓨터보다 50% 가까이 크기가 축소되었고 전력효율은 90% 향상되었습니다. 또 소음과 열도 이전보다 훨씬 작아져 사용감이 좋아졌습니다. 이렇게 컴퓨터는 출시한지 약 10년만에 한번의 대변화를 겪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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