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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신화

신화와 동물: 수리, 하늘의 대리자

by 롱카이 202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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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개를 가진 새

비행하는 수리
비행하는 수리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두 다리로 땅 위에서 걸어다니는 동물로 일찍이 육상을 평정했으며 나무도 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물 속에 사는 생명체만큼 민첩하고 자유롭지는 않지만 물 속을 헤엄치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 물 위에 뜨는 배를 만들어 탐으로서 수상을 정복했고 낚시와 그물로 물 속에 있는 생명체를 사냥하며 간접적으로 수심도 정복했습니다. 허나 인간이 정복하지 못한 곳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하늘로 수많은 인간은 하늘을 날고 싶어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하늘을 정복한 새들은 빈 공간인 하늘을 자유롭게 날았고 인간은 새를 부러워했습니다. 특히 수풀을 해치고 물을 건너 힘들게 이동해야 하는 인간은 빈 공간을 자유롭고 빠르게 날아다니는 새들을 부러워했고 새가 가진 비행 능력을 동경했습니다.

철새
철새

그리고 새들은 하늘 드높은 곳으로 날아 사라지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했으며 항상 지저귀며 뭐라 말했습니다. 인간은 새의 소리를 듣고 무슨 언어인지 듣지 못했지만 새들이 인간처럼 서로 대화를 한다는 것은 관찰로 확인했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은 새들의 소리를 해석해 새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싶어했고 새들의 말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인간은 하늘 위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기분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 했고 새들의 말을 배워 새들로부터 하늘에서 본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습니다. 때문에 새와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은 신성한 사람으로 여겼습니다.


  • 하늘의 말을 전하는 전달자

지저귀는 새
지저귀는 새

새들의 지저귐은 사람이 도저히 이해하고 소통할 수 없는 소리였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새들이 하늘 높이 날아 홀연히 사라지는 것을 보고 하늘로 갔다고 생각했고 다시 돌아오면 하늘에서 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려와 서로 신들 세계의 이야기에 대해 수다를 떠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기러기 같은 철새들은 철마다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했고 떠나는 철새 무리를 본 인간은 철새들이 하늘에 있는 고향으로 가 하늘세상에서 지내다 다시 지상세상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하늘세상의 이야기를 듣고 지상세상으로 내려와 수다를 떨며 그 이야기를 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인간도 새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고 싶어했습니다. 이 욕구를 충족한 이는 무당으로 무당은 각종 짐승의 소리를 듣고 인간 언어로 번역해 전달하는 신력을 가진 특별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무당은 새들이 지상 짐승들에게 전한 이야기를 새와 짐승으로부터 전해듣고 대중에게 전달하기도 했으며 하늘과 직접 소통을 시도했습니다.


  • 하늘이 보낸 수리

몽골 수리 사냥꾼

그리고 새들 중 가장 강력한 새는 수리로 수리는 거대한 덩치와 강력한 발톱으로 새와 지상 짐승들을 사냥합니다. 그리고 일부는 인간마저 공격했고 특히 어린아이는 수리에게 붙잡혀 새끼 수리들이 있는 둥지로 끌려가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또 사슴이나 순록, 산양들도 수리의 먹잇감이었고 심지어 늑대들도 수리의 공격을 받으면 혼수상태에 빠져 수리의 먹이신세가 되었습니다. 때문에 수리는 공포의 대상이었고 수리의 공격을 목격한 인간은 수리를 두려워했습니다.

로마군 휘장 독수리
로마군 휘장 독수리

그렇지만 수리는 마냥 거칠고 잔혹한 맹수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수리는 큰 덩치와 강한 무기로 다루기 부담스러웠지만 영리한 새였기 때문에 꾸준히 고기를 제공하면 고기를 주는 사람은 공격하지 않고 공생할 줄 아는 새입니다. 강력한 힘에도 불구하고 사람 말을 알아들으며 사람과 공생도 기꺼이 하는 수리를 보고 인간은 수리가 다른 새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은 수리를 하늘 혹은 가장 강력한 신의 총애를 받는 새이자 그 신과 인간 사이를 오가는 새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강한 신이 가진 절대적인 힘과 우호적인 사람은 공격하지 않는 자비로움을 겸비한 수리의 성격을 본 사람들은 수리를 하늘에서 보낸 새로 생각하며 수리를 따르면 하늘의 뜻을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수리를 존경하며 수리를 따랐습니다.

 

 

 

  • 하늘을 지배한 전사

뉴질랜드 마오리족을 사냥한 하스트수리
뉴질랜드 마오리족을 사냥한 하스트수리

대부분의 새들은 날기 위해 뼈 속을 비우고 근육도 날개근육에 집중투자하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빈약합니다. 그래서 포유류는 새를 만만한 먹잇감으로 보았고 인간 역시 새를 좋은 사냥감으로 취급했습니다. 단지 새들은 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에 이를 부러워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을 날며 빠르게 비행이 가능하고 동시에 강력한 발톱과 땅으로 내리꽂는 운동에너지로 일격을 가하는 독수리는 유일하게 포유류를 사냥할 수 있는 새였습니다. 특히 고공에서 지상으로 빠르게 급강하하며 발톱으로 내리찍는 힘은 엄청난 운동에너지를 가해 사냥감은 트럭에 치이는 충격을 받고 바로 절명해버렸습니다. 인간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아즈텍 독수리 전사
아즈텍 독수리 전사

그래서 사람들은 고공에서 기습하는 독수리의 힘을 두려워했고 독수리의 힘을 본받아 강한 전사가 되고 싶어했습니다. 이미 강력한 포유류 맹수들이 가득한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서는 독수리가 주목받지 못했지만 늑대 이상으로 강한 포유류 맹수가 없는 오세아니아와 아메리카에서는 독수리가 주목받았습니다. 독수리는 늑대마저 사냥할 수 있는 동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특히 아메리카에서 독수리는 인간에 의해 최강으로 평가받았고 독수리처럼 날래고 일격에 적을 쓰러뜨리는 독수리 전사라는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원주민 부족장 모자에 독수리 깃털 장식을 해 독수리처럼 재빠르고 강한 전사이자 부족장이라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메소아메리카에서는 아즈텍 제국을 비롯한 국가들이 초급 장교를 독수리 전사로 임명해 정예부대를 이끄는 군지휘관으로 존경했습니다.

 

 

  •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연락책

조장
조장

또한 수리는 육식을 하는 새로 시체를 뜯어먹기를 즐깁니다. 그래서 어느 한 곳에 시체가 있으면 어느새 수리들이 모여 그 시체를 뜯어먹고 수리 무리가 시체를 다 먹으면 다시 하늘로 날아가 공허한 창공으로 사라집니다. 이를 본 인간은 동물이든 인간이든 죽으면 수리들이 나타나 그 시체를 먹어 치워 뼈만 남겨놓고는 뱃속에 저장해 하늘로 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하늘이 죽은 자들의 영혼이 가는 곳이라 생각했고 수리들이 시체 육신 속에 갇힌 영혼이 하늘로 가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프리카 야생에서 수리들이 시체를 먹어치우는 일은 흔했으며 초원 지역에서도 이 현상이 일어났기에 초창기 인류와 중동, 몽골, 중앙아시아, 북아메리카의 사람들은 수리들이 죽은 자를 하늘로 인도한다고 생각하며 수리들이 인간 시신을 먹는 조장을 장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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