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순한 절대강자
인류사를 함께한 코끼리는 세 종류의 코끼리가 있습니다. 동남아프리카에 서식하던 아프리카 코끼리, 중앙아프리카 밀림에 서식하는 둥근귀코끼리, 북아프리카에 서식하던 북아프리카 코끼리, 레반트-이란-인도-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아시아코끼리가 있습니다. 그 중 북아프리카 코끼리는 로마제국 시기에 로마에 의해 멸종했고 아시아코끼리가 인류사에 흔하게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시아코끼리는 북아프리카 코끼리보다 온순하며 사람을 잘 따르고 유순합니다. 특히 아시아코끼리는 영리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사람 손에 자라면 사람 말을 잘 따르고 사람을 해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순하다고 해서 그 가공할 힘이 사라지는 것은 절대 아니며 강한 힘으로 적을 한순간에 제압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성체 아시아코끼리는 천적이 없으며 코끼리를 다루는 인간도 잘못하면 아시아코끼리의 공격에 즉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시아코끼리가 사람을 해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그 힘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자비로운 영물로 추양받았습니다. 특히 지혜와 자비를 강조한 인도에서는 아시아코끼리가 진정한 제왕으로 찬양받았습니다.
- 힌두 신화와 아시아코끼리
인도는 예로부터 지혜를 갈망했고 사람들을 모아 나라를 통치하는 이념으로 자비를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사악한 적이 침입하면 강한 힘으로 적들을 무찔러 백성을 수호하는 자를 제왕으로 여겼고 지덕체를 겸비한 사람을 진정한 제왕이자 성군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동물 중 이를 실천하는 동물은 코끼리로 사람을 잡아먹거나 해치지 않으며 채식을 하면서도 사자와 승냥이, 표범 등 사악한 맹수가 등장하면 강력한 힘으로 그들을 제압했기에 코끼리는 제왕이 동물의 형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여겨 숭배받았습니다. 특히 인도인들은 하얀색이 선을 나타내는 색이라 생각했고 흰 코끼리를 숭배했습니다.
실제로 다른 코끼리와 달리 아시아코끼리는 몸색이 흰색으로 변하는 돌연변이 발생 비율이 매우 높았고 가끔 흰색과 분홍색을 띄는 흰 코끼리가 등장했습니다. 그래서 흰 코끼리가 등장하면 사람들은 환호하며 그 코끼리를 제왕이 동물로 환생한 것이라 믿어 극진한 대접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실제로 하얀 코끼리를 목격했고 하얀색을 띄는 코끼리가 진정으로 선한 신이 코끼리로 환생한 것이라 생각했으며 신앙을 강화했습니다.
- 행운과 지혜
아시아코끼리의 흰색 유전자 발현 비율은 다른 코끼리 종보다 높기는 하지만 흰 피부색이 발현될 확률 자체가 매우 낮은 만큼 흰코끼리를 실제로 보는 일은 힘듭니다. 때문에 여러 세대에 걸쳐 흰코끼리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흰코끼리를 보는 것 자체가 행운입니다. 때문에 흰코끼리로 상징되는 코끼리는 행운 그 자체를 상징합니다. 또 고대 인도에서 글을 아는 브라만들이 쓰는 필기구 중 가장 고급 필기구가 상아로 만든 필기구로 상아는 글을 쓰는 도구이자 지혜를 전승하고 학습하는 학문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그 상아를 가지고 있는 존재가 코끼리로 코끼리는 상아를 부러뜨리는 고통을 감수하며 지혜 학습을 위해 희생하는 동물로 여겨졌습니다. 그 믿음이 투여된 존재가 가네샤라는 신으로 흰코끼리인 가네샤는 스스로 한쪽 상아를 부러뜨려 필기구로 쓰며 성인의 노래를 글로 적어 지혜를 얻은 신으로 칭송받습니다. 그리고 지혜를 갈망하고 지혜를 얻기 위해 스스로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은 고행으로 지혜를 얻고자 한 브라만들에게 귀감이 되어 브라만들이 가네샤를 따라 스스로 고행하며 지혜를 얻으려고 했습니다.
- 불교와 코끼리
힌두 신화 속 코끼리는 그대로 불교에도 적용되었습니다. 불교는 의미없는 살생을 금하고 덕을 강조하며 그 선행을 실천하는 동물로 코끼리를 가리켰습니다. 코끼리는 초식을 하며 맹수라도 함부로 공격하지 않는 온순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덕을 알고 불교 신자들은 실천하는 동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불교 신자들은 국왕에게 코끼리를 선물하고 코끼리 행동을 관찰하며 코끼리로부터 제왕됨을 배우라고 가르쳤으며 아시아코끼리는 이상적인 제왕에 대해 가르치는 스승으로 존경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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