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 시리즈는 비둘기의 레퀴엠 티스토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 강대국의 샌드위치였던 분열국가 이탈리아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고 중세에 들어 이탈리아는 신성로마제국의 영토였습니다. 하지만 로마 카톨릭을 수호하던 신성로마제국은 수세기를 지나 세속화되고 영향력을 잃어가며 구 신성로마제국의 영토는 여러 군소국가로 분열되었습니다. 이탈리아 역시 여러 군소 국가들로 분열했습니다. 분열한 이탈리아의 양쪽으로 유럽 강대국이 있었습니다. 좌측에는 서유럽의 절대강자 프랑스가 있었고 우측에는 유럽을 지배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오스트리아가 있었습니다. 앙숙이었던 프랑스 왕가와 합스부르크 왕가는 수차례의 전쟁을 치뤘고 두 강대국의 전장은 이탈리아였습니다.
- 나폴레옹이 심어다 준 민족주의
18세기 유럽 국가들은 민족주의 국가가 된 프랑스를 예의주시하고 프랑스의 민족주의를 저지하기 위해 대프랑스 동맹을 맺어 프랑스를 침공했습니다. 이 때 동맹국의 합공을 홀로 격퇴하며 등장한 인물이 나폴레옹입니다. 나폴레옹은 동맹국의 파리 진입을 막고 1797년 이탈리아의 오스트리아군을 무찌르고 이탈리아 북부를 차지했습니다. 나폴레옹이 차지한 이탈리아가 이탈리아 공화국으로 1804년 나폴레옹이 스스로 황제임을 주장하며 이탈리아 공화국도 이탈리아 왕국이 되었습니다.
이탈리아 왕국의 인민은 나폴레옹이 심어다 준 민족주의에 고무되어있었습니다.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 실패하고 주변국들의 반격을 받아 몰락하자 이탈리아 왕국은 자신들의 민족국가를 세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가 주도한 빈 체제 하에 이탈리아는 나폴레옹 전 시기 분열기로 돌아섰고 오스트리아 제국은 이탈리아 북동부 롬바르디아와 베네치아를 차지했습니다. 이에 이탈리아에서 반 합스부르크 이탈리아 민족주의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이탈리아 국가들 사이에 하나의 이탈리아 건설에 대한 통일된 의견이 나왔고 이탈리아는 통일 준비를 했습니다. 하지만 합스부르크 왕가 오스트리아 제국은 이탈리아의 통일을 방해했습니다. 이탈리아는 통일을 위해 오스트리아로부터 독립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1848년 이탈리아는 오스트리아 제국에 대항해 독립전쟁을 벌였습니다. 이탈리아 전 지역에서 봉기와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이탈리아 북부 사르데냐 왕국의 국왕 카를로 알베르토는 반란에 찬성하며 반란을 진압하려 한 오스트리아군과 전쟁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전쟁에서 오스트리아 제국이 승리했고 이탈리아 독립전쟁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첫번째 독립전쟁이 실패로 돌아가자 이탈리아는 외교전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 Risorgimento[리소르지멘토: 부흥]
카를로 알베르토는 전쟁의 패배로 사르데냐 왕국의 국왕직에서 물러나고 카밀로 디 카보우르가 수상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카밀로 디 카보우르는 카를로 알베르토의 뒤를 이어 다시 한번 이탈리아 통일을 준비했습니다. 그는 외교전을 펼치며 주변 열강들에게 이탈리아 통일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그는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지만 오스트리아 제국의 외교 고립은 그에게 희소식이었습니다.
이탈리아 국가주의 일원에게 암살당할 뻔한 프랑스 제국 나폴레옹 3세는 이탈리아 통일을 돕기로 결심했습니다. 1859년 프랑스 제국-사르데냐 왕국 연합군은 오스트리아 제국군과 전쟁을 벌였고 승리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사르데냐 왕국은 롬바르디아를 차지했습니다. 사르데냐의 소식을 들은 중부 이탈리아 파르마 공국, 모데나 공국, 토스카나 대공국에서 봉기가 일어나 프랑스 보르봉 왕가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 출신 지배자를 축출하고 교황령에서 독립한 로마냐 지방과 함께 1859년 중부 이탈리아 연합주를 건립했습니다. 중부 이탈리아 연합주 건립을 목격한 사르데냐 왕국은 1860년 프랑스와 토리노 조약을 맺어 프랑스에 사보이아와 니차(니스)를 할양하고 중부 이탈리아 연합주와 합병해 북부 이탈리아를 통일했습니다. 이들에게 남은 지역은 교황령, 오스트리아령 베네치아, 양시칠리아 왕국이었습니다.
사르데냐 왕국은 1860년 주세페 가리발디가 이끄는 붉은 셔츠단 원정대를 시칠리아 섬으로 보내 양시칠리아 왕국 정복을 명했습니다. 양시칠리아 왕국은 침공에 대비했지만 왕국은 부정부패로 얼룩졌고 민중과 군인은 양시칠리아 왕국보다 사르데냐 왕국에 호의적이었습니다. 가리발디의 붉은 셔츠단 원정대는 양시칠리아 군대와 민중의 환영을 받으며 몇 번의 전투에서 승리하며 양시칠리아 왕국을 멸망시키고 사르데냐 왕국에 할양했습니다.
사르데냐 왕국의 남은 적은 교황령 로마와 오스트리아령 베네치아였지만 교황령에는 교황 보호를 위해 프랑스군이 주둔해있었고 오스트리아는 여전한 강국이었기에 1861년 사르데냐 왕국의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가 이탈리아 왕국을 선포하고 초대 국왕으로 즉위했습니다. 이탈리아 왕국 건설 후에도 가리발디는 교황령 로마 정복을 원했으나 국왕 에마누엘레 2세는 기독교 세계에서 민감한 문제였던 교황령 무력침탈을 반대했습니다. 에마누엘레 2세는 동시에 교황령 평화할양을 받을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국왕은 프랑스와 외교로 교황령에서 프랑스군을 철수시켰지만 아직 교황령 합병은 조심스러운 문제였습니다.
1866년 게르만 맹주 자리를 놓고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가 전쟁을 벌였습니다. 오스트리아는 후방 안정을 위해 이탈리아 중립을 대가로 베네치아를 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프로이센과 베네치아 획득을 대가로 프로이센을 지원한다는 협정을 맺고 오스트리아 제국에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이탈리아 왕국군은 가리발디 지휘 하에 오스트리아 제국을 공격했지만 거듭 패배하며 본국으로 도망갔습니다. 다행히 프로이센-오스트리아 전쟁에서 프로이센이 승리해 이탈리아는 베네치아를 획득했습니다.
1867년 가리발디는 교황령 로마를 공격했지만 그새 로마에 프랑스 지원군이 증원되어있었고 가리발디는 프랑스와의 전투에서 패배했습니다. 하지만 1870년 프로이센과 프랑스 사이에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이 발발했고 프로이센에게 압도적으로 밀리던 프랑스는 로마에 신경을 쓰지 못했고 이탈리아군은 로마를 강제병합했습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했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아직 통일하지 못한 지역이 남아있었습니다.
- Italia irredenta[이탈리아 이레덴타: 미수복 이탈리아]
이탈리아 왕국은 이탈리아인들이 사는 땅 대부분을 수복했지만 아직 수복하지 못한 영토가 남아있었습니다. 이탈리아가 수복해야 하는 영토는 여러 국가들의 영지로 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이레덴타 목록
1) 이탈리아 반도: 바티칸, 산마리노
2) 프랑스령: 니차(니스), 코르시카
3) 모나코 독립국: 모나코 공국
4) 영국령: 몰타
5) 스위스령: 티치노
6)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령: 트리에스테, 트렌티노알토아디제, 이스트리아, 고리치아, 달마티아
이탈리아는 특히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게서 수복받아야 할 영토들이 많았습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오랜 기간 이탈리아 왕국의 적이었기 때문에 이탈리아 왕국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내 이탈리아 영토를 되찾을 기회를 노렸습니다. 이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가 독일제국&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탈리아 왕국 3국동맹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배신하고 전쟁을 선포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 번외: 이탈리아 식민지
이탈리아 왕국은 1870년에 통일되었기 때문에 서유럽 열강에 비해 식민지 진출 시기가 많이 늦었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왕국은 1882년부터 동아프리카 에리트리아와 소말리란드에 식민지를 건설했습니다. 1901년에는 연합국과 함께 청나라에서 벌어진 의화단 운동을 제압하고 톈진을 조차지로 얻었습니다. 그리고 1911년 이탈리아-튀르크 전쟁을 벌여 트리폴리타니아&키레나이카에 이탈리아령 리비아를, 1912년 도데카니세 제도에 이탈리아령 에게해 제도를 건설했습니다.
다음 편은 19-20세기 세계의 절대 강자 대영제국과 프랑스 식민제국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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