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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추석과 비슷한 유럽 아메리카 가을 축제

by 롱카이 2023.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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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가을 수확 축제
로마 포도 수확 축제 비날리아
로마 포도 수확 축제 비날리아

위도로 따지면 몽골 이북인 유럽은 따뜻한 지중해 덕분에 고위도임에도 불구하고 날이 따뜻해 농사가 잘 됩니다. 대신 고위도이다보니 추분이 지나면 빠른 속도로 해가 짧아지고 겨울이 찾아옵니다. 그래서 유럽은 추분이 가을의 마지막을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유럽인들은 추분을 기준으로 농사를 끝마치는 것이 문화였습니다. 또한 유럽은 로마시대 때부터 수확 축제가 열렸고 각 민족별 수확축제가 먼저 생긴 후, 기독교를 공인하면서 기독교 색체가 입혀졌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기독교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이 중요해졌고 농사축제는 많이 소멸했습니다. 그럼 한번 지금 남아있는 축제와 명절을 한번 살펴 볼까요?
 
 
 

  • 슬라브 추분 축제Обжинки/Dożynki
슬라브 추분 축제
슬라브 추분 축제

동유럽을 지배하는 슬라브족은 기독교화되기 전부터 추분에 성대한 추수 축제를 열었습니다. 기원은 고대 북슬라브인들이 음력 8월 15일에 밀을 미리 수확해 밀로 모자를 만들고 짚을 묶어 불태우며 하늘에 바친 것을 기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슬라브 추분 축제는 다양한 슬라브 국가에 전해져 지금도 슬라브인들은 축제를 즐깁니다. 다만 지금 슬라브 국가들 대부분은 일요일 날 축제를 즐길 뿐 굳이 명절로까지 격상해서 공휴일로 지정하지는 않습니다. 기독교화된 슬라브는 주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크리스마스와 주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한 부활절이 중요한 명절이지 농삿날을 중요하게 여기지는 않습니다. 이는 다른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압지니키
압지니키

러시아에서는 이를 압지니키Обжинки라 부르는데 이는 "굽다"라는 뜻으로 밀을 수확해 빵을 굽고 성대한 축제를 열기 때문입니다. 추운 겨울이 일찍 찾아오는 러시아는 추분이 오기 전에 밀과 과일들을 미리 다 수확한 후, 추분이 오면 지푸라기를 엮어 땔감으로 사용하는데 이 땔감으로 빵과 케이크, 잼을 만듭니다. 또한 지푸라기 중 마지막으로 남은 지푸라기는 신성한 지푸라기로 여겨 이 지푸라기를 장식하고 기념합니다. 우크라이나 역시 압지니키Обжинки로 동일한 방법으로 축제를 즐깁니다. 이날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명절로 성대한 만찬을 차리고 지푸라기에 꽃을 꽂아 화려하게 만듭니다. 루마니아 역시 이를 옵지니키Obzhynky라 부르며 동일한 방법으로 기념합니다.

뻬르사야 쁘라치스타야
뻬르사야 쁘라치스타야

벨라루스는 뻬르사야 쁘라치스타야Першая Прачыстая라고 부르며 압지니키Обжинки와 이름은 다르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명절을 보냅니다. 벨라루스인들은 음력 8월 23일을 뻬르사야 쁘라치스타야Першая Прачыстая로 지정해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 한해 농사에 대해 감사의 찬가를 올리고 벨라루스 전통 노래와 함께 빵을 구우며 기념합니다.

바가취
바가취

또 벨라루스는 음력 9월 21일에는 모두 부유해지라는 의미로 바가취Багач라는 축제를 엽니다. 행사는 뻬르사야 쁘라치스타야Першая Прачыстая와 비슷한데 뻬르사야 쁘라치스타야Першая Прачыстая는 한해 농사를 무사히 마침을 기념하는 명절이고 바가취Багач는 겨울을 맞이하며 모두들 다음 해에 더 부유하고 풍족하게 살자라는 기원을 담은 명절입니다.

도지니키
도지니키

폴란드와 체코,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는 도지니키Dożynki라 부르며 9월 23일에 기념하는데 폴란드의 경우 신성한 십자가 산에 오르는 행사를 하고 다른 나라들은 정교회 교회에서 성수를 마시고 빵을 굽는 행사를 합니다. 그리고 남은 지푸라기는 여러 정교회 신상을 만들거나 공예를 해 사람들과 나눕니다.
 
 
 

  • 게르만 추수감사제Erntedankfest, Freyfaxi, Thanksgiving Day
추수감사제
추수감사제

고대 게르만 신화를 믿던 게르만인들은 가을에 추수를 마친 후 오딘이나 다른 게르만 신화 속 신에게 감사의 선물을 바치는 제사를 하고 함께 풍성한 음식을 차린 후 즐기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게르만인들이 기독교를 받아들여 기독교 국가로 변한 후에도 남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수많은 게르만 국가들은 여전히 추수감사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게르만인들의 발상지인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는 추수감사제가 사라졌습니다. 대신 다른 곳에 추수감사제가 남아있죠. 그럼 게르만 국가별 추수감사제를 살펴보겠습니다.

에른테당크페스트
에른테당크페스트

오랜시간 동안 게르만인들이 정착했던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에른테당크페스트Erntedankfest라는 추수감사제를 지냅니다. 현 로마 가톨릭은 에른테당크페스트Erntedankfest 날을 성 미카엘 축일이 지나고 10월의 첫 일요일로 정해 교회에 수확물과 지푸라기로 만든 성물, 감사Danke 인사를 담은 빵을 만들어 전시하고 미사를 드린 후, 길거리를 행진하고 다함께 춤을 추며 한해 농사를 무사히 마침을 자축합니다.

프레이팍시
프레이팍시

노르드 국가들 중 여전히 추수기념제를 여는 나라는 아이슬란드가 유일하며 아이슬란드인들은 여름이 가고 겨울이 찾아오는 8월 1일에 프레이 신에게 감사 제사를 올리며 이를 프레이팍시Freyfaxi라 부릅니다. 다만 제사를 지내며 축제를 즐기는 법이 특이한데, 말을 타고 경주를 하며 이를 기념합니다. 게다가 지금은 잘 하지도 않는 옛 문화가 되었다고 하네요.

추수감사절
추수감사절

그리고 잉글랜드는 본디 추수하는 날이면 각자 마을마다 알아서 축제를 즐겼습니다. 그러던 중 잉글랜드에 생겨난 청교도들이 정부의 핍박을 피해 아메리카 식민지로 간 후, 굶어죽을 뻔하다가 아메리카 원주민의 도움으로 살아나고 주께 감사의 표시로 칠면조를 바치면서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 등장했습니다. 이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은 미합중국이 대영제국에게서 독립한 후 공휴일이 되어 미국 명절이 되었습니다.
 
 
 

  • 켈트 추수 명절Lammas, Lughnasadh
켈트 추수 명절
켈트 추수 명절

다른 민족은 추수하는 날을 단순한 축제일로 즐겁게 보내는 것과 달리 켈트인들은 이날을 명절로 잡아 휴일로 정합니다. 켈트인들은 수확이 시작되는 8월 1일을 명절로 잡아 앞으로 수확이 잘 되기를 기원하며 스코틀랜드에서는 라마스Lammas, 아일랜드에서는 루그나사드Lughnasadh로 부릅니다.

라마스 행진
라마스 행진

스코틀랜드에서는 라마스Lammas에 행진을 하며 추수를 독려합니다. 이 때 존 발레이콘John Baleycorn이라는 탈을 만들어 존 발레이콘John Baleycorn이 마을마다 돌아다니고 행렬대가 그를 따라다니며 성대한 축제를 엽니다. 그러면서 본격적인 추수 전에 모두들 힘내서 즐기자는 마음을 나눕니다. 그리고 밤에는 존 발레이콘 탈과 여러 지푸라기를 불태우며 원없이 보내고 추수에 돌입합니다.

지푸라기 인형
지푸라기 인형

아일랜드의 루그나사드Lughnasadh에는 블루베리를 따 블루베리로 파이와 잼을 미리 만들어 즐기고 지푸라기로 작은 농부 인형을 만들어 한해 추수가 잘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처럼 켈트 문화권은 한해 결실인 수확을 시작하기 직전에 수확이라는 마지막 단계도 무사히 잘 할 수 있도록 기원합니다. 이는 한해 수확 전 마지막 고비를 무사히 넘기게 해달라고 비는 추석秋夕과 비슷한 개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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