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과 비슷한 중동 지역 가을 추수 명절

• 이란이 중요시한 가을

메흐레간

중동 한가운데 고원에서 농사를 짓던 이란은 농사의 시작인 봄과 농사의 끝인 가을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이란은 아케메네스 왕조 페르시아 때부터 태양을 보고 페르시아력을 만들어 사용했으며 이슬람 도입 후에는 양력 히즈리력(음력인 이슬람 히즈라력을 양력으로 바꾼 것)으로 1월 1일에 이란은 봄에 노루즈نوروز라는 축제를 열어 겨울이 가고 봄이 온 것을 환영하고 가을 추수를 끝마치고 양력 히즈라력으로 8월 2일에 메흐레간مهرگان이라는 축제를 열어 선을 관장하는 미트라 신에게 감사를 올렸습니다. 이는 조로아스터교의 민속 축제로 이란이 이슬람화 된 후에도 이 축제는 남아 이란과 주변국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래서 동아시아에서 중국이 달을 중요시 여겨 중추절中秋節을 기념했듯이 중동 지역은 이란 영향을 받아 메흐레간مهرگان을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럼 한번 볼까요?
 
 
 

• 이란 메흐레간مهرگان

메흐레간과 미트라

조로아스터교가 등장한 이란은 미트라𐎷𐎰𐎼라는 신격이 존재했습니다. 미트라𐎷𐎰𐎼는 빛의 신으로 태양과 서약, 정의, 풍요를 담당하던 신격으로 이란인들은 농경을 주관하는 신격이 미트라𐎷𐎰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농사를 지을 때 항상 미트라𐎷𐎰𐎼가 지켜보고 있으며 농사가 잘 되는 것은 미트라𐎷𐎰𐎼의 자비라 생각해 풍년이면 미트라𐎷𐎰𐎼에게 감사의 제사를 지냈습니다. 그것이 메흐레간مهرگان이었습니다.

메흐레간 제사

양력 히즈라력으로 8월 2일, 그레고리력으로 10월 2일 메흐레간مهرگان 날에 이란인들은 거대한 탁자 위에 비단을 덮고 여러 음식과 물건을 올려놓습니다. 화려한 장식을 단 비단을 탁자 위에 덮거나 바닦에 카펫을 깐 후, 그 위에 마조람 꽃을 놓아 장식해 화려하게 기본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코르데 아베스타 경전(조로아스터교 경전)과 거울, 콜가루(눈화장에 사용된 검은 흙), 장미를 우린 물, 각종 농산물을 올려놓습니다. 그 후 거울을 보며 무슬림이라면 알라الله께, 조로아스터인이라면 미트라𐎷𐎰𐎼께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제사상 음식을 가족과 나눠먹으며 즐깁니다.

메흐레간 조로아스터 행사

또 밖에는 조로아스터교 행사가 일어납니다. 이란은 이슬람 국가이지만 조로아스터교의 발상지이기 때문에 조로아스터교는 특별히 우대할 뿐만 아니라 이란 근간이 조로아스터교라면서 조로아스터교 박해를 금지합니다. 그래서 메흐레간مهرگان 날 조로아스터교 사원에서는 찬가가 울리며 많은 조로아스터인들과 무슬림들이 풍년에 대한 감사를 올리고 축제를 즐깁니다. 그리고 이 날 조로아스터교 종교 지도자들은 신성한 불을 피우고 절대신 아후라 마즈다اهورا مزدا에게 수확물을 바치면서 신앙을 강화하고 다음 해 농사도 풍년이길 기원합니다.

메흐레간 춤 공연

조로아스터 사원 안에서 신자들과 지도자들이 열심히 종교 의식을 치르는 동안 밖에서는 풍요를 축하하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춥니다. 조로아스터교에서 출발한 이란 전통 춤들을 추며 사람들은 메흐레간مهرگان을 축하합니다. 또 길거리는 해바라기나 마조람 등 가을 꽃으로 꾸며 가을을 축하하고 가을이 잘 가라고 작별인사를 합니다.

메흐레간 음식

그 후 가족끼리 수확한 음식으로 맛있는 음식을 요리해 나눠먹습니다. 메흐레간مهرگان 때 따로 먹는 음식은 없고 다만 평소보다 훨씬 풍성하게 차려 먹습니다. 지역 별로 먹는 음식은 다르되 우리나라가 햅쌀을 즐기듯이 이란인들은 햇밀과 여러 수확한 과일들을 즐깁니다.
 
 
 

• 우즈베키스탄 메흐리온Mehrjon

메흐리온 호박 공예

이란 영향을 많이 받은 우즈베키스탄도 동일하게 양력 히즈라력으로 8월 2일, 율리우스력으로 9월 22일, 그레고리력으로 10월 2일에 메흐리온Mehrjon이라는 가을 축제를 엽니다. 본디 이란 메흐레간مهرگان과 동일한 의미의 축제였지만 우즈베키스탄은 조로아스터교가 없고 이슬람만 있으며 러시아 제국 지배를 받으며 이슬람은 많이 퇴색되었습니다. 그래서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메흐리온Mehrjon에 거대한 우즈베키스탄 호박을 파 바구니나 각종 공예를 한 후, 여러 수확물들을 담아 전시하고 이웃끼리 나누는 축제를 엽니다.

메흐리온 축하

또한 메흐리온Mehrjon은 풍요로운 날이기에 이날 인근에 결혼식이 많이 열리고 부부와 아이에게 축복을 내리는 날로 지정합니다. 그리고 어린 아이들은 메흐리온Mehrjon에 연극을 하거나 집안 음식들을 모두 모아 성대하게 축제를 엽니다. 우즈베키스탄에게 메흐리온Mehrjon은 나브루즈Navruz 만큼이나 의미있는 축일이기에 온 집안 사람들이 모이고 이웃들과 함께 정답게 축제를 열어 음식을 모두 함께 공유합니다.
 
 
 

• 타지키스탄 메흐레간Меһреган

메흐레간 수박 축제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인접한 타지키스탄 역시 메흐레간Меһреган을 중요한 축제로 여겨 성대한 축제를 보냅니다. 다만 타지키스탄은 양력 히즈라력으로 8월 2일을 메흐레간Меһреган으로 정하지 않고 양력 히즈라력으로 8월 세번째 일요일을 메흐레간Меһреган으로 정해 기념합니다. 타지키스탄은 2009년 메레간을 공휴일로 지정해 금요일, 토요일 주말과 함께 3일 연휴를 보냅니다. 또한 이란처럼 조로아스터에서 유래된 춤과 노래를 하고 농산물들을 한자리에 모아 축제를 엽니다.
 
 
 

• 투르크메니스탄 하실 툐이Hasyl toýy

하실 툐이

투르크메니스탄은 메흐레간مهرگان이 아닌 독자적인 축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산자르Sanjar(11월) 두번째 일요일을 하실 툐이Hasyl toýy로 기념해 한해 농사를 모두 수확하고 그 농작물로 성대한 음식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는 행사를 엽니다. 이때 마을 어른들께 먼저 음식을 나누고 음식 경연대회와 전통춤을 추며 최대 명절인 하실 툐이Hasyl toýy를 기념합니다.
 
 
 

• 조지아 리트벨리რთველი

리트벨리

아제르바이잔은 이란 영향을 받았지만 메흐레간مهرگان은 기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더 위의 조지아는 독자적인 가을 명절을 기념합니다. 조지아는 포도 수확날 리트벨리რთველი라는 명절을 기념하며 조지아 동부는 9월 말에, 조지아 서부는 10월 중순에 기념합니다. 리트벨리რთველი는 본디 과일 추수를 축하하는 명절이지만 조지아 특산물이 포도와 포도주이기 때문에 주로 포도 풍작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어 많은 포도와 포도주를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