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현실보다는 증강현실
1980년대 주변이 완전한 가상인 가상현실VR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들은 가상현실VR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가상현실VR은 실제 현실과 단절되어 있으며 아무리 기술이 좋아진다하더라도 가상현실VR이 실제 현실을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이 항상 쫒아왔습니다. 당장 HMD를 착용하고 가상현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몰입감을 받을수 있을지언정 HMD를 착용한 그 공간에서 몇발자국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습니다. 꼼짝없이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며 기껏 손을 휘적일 뿐이었습니다.
때문에 가상현실VR은 사업 분야도 한정적이고 불편한 기술이었습니다. 때문에 가상현실VR은 게임과 교육 분야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고 그마저도 시장에서 아주 작은 부분만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증강현실AR은 현실에서 생활하다가 필요한 것만 가상으로 띄워 잠깐 이용하는 개념이었기에 사용자에게 훨씬 높은 자유도를 제공했고 분야도 훨씬 넓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연구원들은 증강현실AR에 더 주목하고 연구했습니다.
- 스마트폰에 증강현실을 넣자
2000년대 초반은 여전히 HMD의 성능을 기대할 수 없는 시기였습니다. 대신 카메라가 있었으며 2007년에는 iPhone이 등장해 휴대폰으로 카메라 촬영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를 본 많은 연구원들은 한 손으로 쉽게 카메라를 킬 수 있는 스마트폰에 관심을 가졌고 궁극적인 기술이지만 아직 기술이 성숙하려면 한참 남은 HMD 대신 당장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증강현실AR을 구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08년 iPhone과 Android 호환 스마트폰이 가진 GPS 기능과 카메라 기능에 주목한 오스트리아 엔지니어들은 잘츠부르크에 Wikitude라는 기업을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GPS 기능으로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한 뒤 적절한 위치에 여행지에 대한 설명을 증강현실AR로 보여주는 위치 기반 증강현실 여행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그것이 Wikitude AR Travel Guide로 HTC Dream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여러 Android 호환기종에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Wikitude AR Travel Guide 서비스는 특정 관광명소의 GPS 좌표를 파악한 뒤 사용자가 그 관광명소 인근에 위치하면 GPS로 일정 거리 이내에 들었다가 판단해 관광 명소에 대한 설명을 담은 UI를 띄우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어색하고 사용하기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Wikitude AR Travel Guide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신기해하며 아직은 부족하지만 발전하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 Wikitude가 선도한 증강현실 산업
Wikitude AR Travel Guide 서비스로 노하우를 익힌 Wikitude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다양한 사업에 도전했습니다. 연구실에서 증강현실AR을 연구할 때 많이 시도하는 네비게이션 기능도 개발해 Wikitude Navigation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Wikitude Navigation과 다른 증강현실AR 기반 네비게이션 기능은 당장 사업화를 하기 좋은 아이템으로 인정받아 자동차 기업에서 주목하고 연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어 Wikitude는 교육에도 증강현실AR을 접목했습니다. 박물관의 명화나 유물을 인식한 뒤 인식한 작품을 3차원으로 보여주거나 그 유물에 대한 설명을 추가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증강현실AR을 교육에 접목하는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다른 기업과 연구소 역시 위치 기반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사업화에 뛰어들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증강현실AR 콘텐츠는 점차 발전했습니다.
- 증강현실을 이용한 게임, Ingress
Wikitude를 시작으로 위치 기반 증강현실 서비스들이 태동하자 2010년 Google 직원인 존 행키가 Google 사내 스타트업인 Niantic Labs를 설립하며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서비스를 연구 개발했습니다. Niantic Labs는 많은 증강현실AR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그 중에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게임도 있었습니다. 2012년 Android로 출시한 Ingress는 Google map을 킨 뒤 포탈을 만드는 게임으로 위치 기반 증강현실AR 기술 자체를 게임으로 승화한 서비스입니다.
Ingress는 게임 사용자들이 Google map에 있는 우체통, 동상, 특정 건물 등을 포탈로 삼아 세 포탈을 연결해 삼각형을 만들며 영토를 확장하는 게임입니다. Ingress 게임은 큰 주목을 받지는 않았지만 꽤 참신한 아이디어로 인정받았습니다. 특히 Ingress 개념에 감명을 받은 사람들이 존재했습니다.
- 현실에서 포켓몬 게임을 하자
한편 세계적인 기업인 任天堂은 새로운 개념의 게임을 구상했습니다. 그것은 애니메이션 속 인물들이 여행을 하며 몬스터들을 잡듯이 현실에서도 돌아다니며 몬스터를 잡는 게임이었습니다. 그 게임을 기획한 任天堂의 이와타 사토루와 株式会社ポケモン의 이시하라 쓰네카츠는 Niantic, Inc의 Ingress 게임에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Ingress를 참고하며 Google과 협력해 Google map 안 특정 좌표에 몬스터들을 배치한 뒤 그 좌표 인근에 간 사람의 스마트폰으로 몬스터를 볼 수 있는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Google map: Pokémon challenge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Google map의 많고 많은 특별 서비스 중 하나로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Niantic, Inc는 Google map: Pokémon challenge을 그대로 묻히기는 아깝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Niantic, Inc 주도로 포켓몬을 활용한 게임을 만들었으며 任天堂 역시 투자했습니다. Niantic, Inc은 스마트폰으로 몬스터를 잡고 사람들과 공유 및 경쟁하는 포켓몬 시스템을 그대로 구현했고 2016년 세상에 Pokémon Go라는 이름으로 알렸습니다.
Pokémon Go는 애니메이션 포켓몬의 기능을 충실하게 잘 구현했습니다. 게임 안에 Google map을 포켓몬 속 세상처럼 애니풍으로 꾸며 삭막한 현실이 아닌 아기자기한 애니메이션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제공했고 돌아다니며 몬스터를 찾고 수집하는 기능을 애니메이션과 동일하게 해 사람들에게 추억을 상기시켰습니다.
- 전세계에 증강현실 열풍을 일으킨 Pokémon Go
Pokémon Go는 위치 기반 증강현실 게임이라는 어떻게 보면 단순한 기술을 적용한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포켓몬이라는 명작 애니메이션을 공유하는 전세계 사람들은 현실에서 애니메이션처럼 포켓몬을 즐길 수 있다는 것에 열광했습니다. 포켓몬 덕후 뿐만 아니라 포켓몬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본인 스마트폰에 Pokémon Go를 설치한 뒤 몬스터를 찾아 밖을 돌아다녔습니다. 특히 희귀 몬스터를 먼저 잡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는 등 혈안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Pokémon Go는 2016년에 서비스를 시작해 2017년 전세계로 서비스를 확장했습니다. 북한, 아프가니스탄 등 일부 폐쇠 국가를 제외한 나라들에 Pokémon Go가 서비스되었고 이내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전세계 사람들은 희귀 몬스터를 잡기 위해 한 장소로 몰려드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역시 속초에 희귀 몬스터가 등장해 많은 사람들이 작은 속초로 몰려들어 뉴스에 나올 정도였습니다.
Pokémon Go의 대성공은 대중에게 증강현실AR이라는 개념을 깊이 인식하고 매우 작았던 증강현실AR 시장 규모를 크게 키웠습니다. 그리고 여러 기업들과 연구소, 대학교에서 Pokémon Go를 따라한 많은 위치 기반 증강현실AR 서비스들이 연이어 출시되었습니다. 특히 박물관과 유적지 등에 위치 기반 증강현실AR을 적용해 더 풍부한 정보를 전달하는 서비스들이 집중적으로 출시되었습니다.
또한 미국과 중국, 독일, 에스토니아, 대한민국 등 많은 국가에서 국가 차원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에 대한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국가는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을 서비스하는 스타트업 및 기업에 국가 예산을 지원했으며 대학교 안에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교육 및 프로그램을 개설하며 차세대 인재 양성에 투자했습니다.
- 속속이 등장하는 증강현실 기술
덕분에 2017년 이후 일상에서 증강현실AR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자동차 기업들은 자동차 유리창에 홀로그램을 띄워 길을 안내하는 증강현실 네비게이션 서비스를 차량에 탑재했습니다. Mercedes-Benz, Chevrolet, 현대자동차, 华为 등 자동차 기업이나 IT 기업이 차량 전면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설치해 증강현실AR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했습니다.
또한 Adobe, Snapchat, Snow, Instagram, Tiktok 등의 SNS 기업을 얼굴을 인식한 뒤 얼굴에 가상 이미지를 덧붙이는 증강현실 필터 서비스를 출시하며 사람들에게 재미를 제공했습니다. 이는 크게 성공하며 2017년 이후 SNS의 큰 문화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렇게 연구소에서 조용히 연구되던 증강현실AR은 HoloLens가 아닌 스마트폰에서 크게 성공했습니다. 허나 이는 스마트폰 기반 증강현실AR의 근본적인 한계점이기도 했습니다.
- 굳이 증강현실AR을 이용해야 하는가
스마트폰은 2차원 화면 안에 있는 2차원 버튼을 클릭하며 2차원 사진과 동영상, 글을 읽고 상호작용하기 위해 개발된 단말기입니다. 이 말은 즉 2차원 전용인 스마트폰과 3차원인 증강현실AR은 서로 호환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2차원인 스마트폰으로 3차원인 증강현실AR을 이용하는 것은 불편했습니다. 특히 증강현실AR로 나온 가상물체를 회전하려고 할 때 손이 2차원 평면인 스마트폰 액정에 막혀 직관적으로 만지고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이 점은 스마트폰 기반 증강현실AR의 치명적인 약점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미 스마트폰 안에는 2차원으로 잘만 작동하는 서비스들이 많은데 굳이 카메라를 켜 스마트폰이 뜨거워지고 베터리가 빨리 닳는 상태로 만들어가면서까지 3차원인 증강현실AR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를 소비자에게 납득시키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계속 성장할 것 같던 증강현실AR 시장은 성장이 둔화되었고 사람들은 더이상 증강현실AR에 관심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는 2019년 COVID-19 범유행으로 비대면이 일상이 된 시기에 더 성장하리라 여겨진 증강현실AR 서비스가 오히려 더 침체한 것이 증명합니다. 결국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로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것은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때문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완전한 3차원 호환 하드웨어로 3차원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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